이런 수수께끼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일본이 지역감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아직 전염병 발발이 제대로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후자에 무게를 두면서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조만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건정책실장을 역임한 시부야 켄지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두 가지 이유 모두 가능하나 일본 내 환자가 곧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내 추측”이라며 “일본은 조만간 코로나19 정책을 ‘억제’에서 이런 폭발 국면을 ‘지연’하는 정책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검사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코로나19 실시간 집계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3시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943명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상대적으로 일본보다 늦게 터진 미국이 1만4250명, 독일이 1만5320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된다.
유럽 대부분과 미국 대도시들이 이동 제한 등 봉쇄 조치를 취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학교 휴교 이외 사람들이 평소처럼 생활하고 있다. 식당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도쿄의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에 혼잡하다.
일본 정부는 감염 우려가 있는 집단을 미리 식별하고 확산 억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 선진국 중에서 가장 감염률이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 지역 중 하나인 도쿄는 코로나19 환자가 전체 인구의 0.0008%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가 임명한 전문가들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높은 전염성에도 일본에서 확인된 환자의 약 80%가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지 않았다”며 “이는 감염 우려가 있는 집단이 비교적 초기에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일본이 다른 주요 7개국(G70) 국가보다 악수와 포옹이 덜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의 문화가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도움을 줬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이 검사를 느슨하게 하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일본은 전날까지 1만5000여 명을 검사했다. 감염률은 5.6%로, 약 3%인 한국보다 높지만 이탈리아(18%)보다는 낮다.
벤 카울링 홍콩대 유행병학 교수는 “많은 환자의 증상이 경미해서 확진자를 찾기가 정말로 어렵다. 그러나 홍콩과 싱가포르는 공격적으로 감염자를 찾아 억제에 성공하고 있다”며 “일본은 지역사회에서 조용히 퍼지면서 감염 사례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