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채용도 불황형…"신입보다 경력직 먼저"

입력 2020-03-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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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 상반기 신입 공채 전형 중단, 경력직 채용은 잇따라 확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역대 최대규모의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역대 최대규모의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채용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주요기업이 신입 대신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고 나섰다. 불황기에 접어들수록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한다는 채용시장의 정설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채용 공고를 통해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10개 조직 51개 직무에서 경력직 사원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대 최대규모 경력직 모집=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그동안 특정 조직에 한해 수시 경력 채용을 진행했다.

다만 올해는 전체 조직에 걸쳐 경력사원을 채용하게 된 만큼 선발 인원 또한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집 부문은 △메모리와 △시스템LSI 등 3개 사업부와 △반도체연구소 △TSP 총괄 △종합기술원 등이다. 올해 신설된 스마트 공장 구축 조직 DIT(데이터&IT) 센터도 경력직을 찾고 있다.

역대 최대규모의 경력직 공채가 추진되는 가운데 신입사원 상반기 공개채용은 현재까지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해의 경우 3월 11일부터 계열사별 신입 및 인턴사원 서류 접수를 시작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달 초 코로나19 여파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는 소프트웨어(SW) 역량테스트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SW 역량테스트는 삼성전자 3급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시험이다. 회사는 지난달 15일로 예정됐던 시험을 7일로 연기했다.

삼성전자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정은 외부 상황에 따라 추후 확정해 공지할 예정”이라며 “취소에 따른 페널티는 없다”고 밝혔다.

LG전자도 신입 공채 대신 경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분야별로 △HE(TV)본부를 비롯해 △생산기술원 △한국영업본부 △VS(자동차부품)본부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등이다.

신입 공채 일정을 잡지 못한 SK그룹도 경력직 채용은 진행 중이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면접은 화상 면접 등 회사별 상황에 맞게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수시로 추진해온 신입 공채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대대적인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작년부터 정기공채 대신 수시채용을 진행 중인 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월 말부터 신입 채용을 전면 중단했다.

현대차는 △재경 및 재무회계 △상용차 해외판매 △상용차 마케팅/시장조사 △모빌리티 서비스 기획 △제네시스 전략기획 부문에서 경력직을 채용 중이고, 기아차도 △AS전략을 비롯해 △B2B사업전략 △교육기획/운영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기획 등에서 경력직 인재를 찾고 있다. 모두 오는 29일 또는 4월 초까지 전형을 이어간다.

▲현대차 전체 직원 규모 추이 및 채용설명회 모습.  (사진/자료=현대차 )
▲현대차 전체 직원 규모 추이 및 채용설명회 모습. (사진/자료=현대차 )

◇대기업 20%는 상반기 채용 축소=국내 대기업 5개사 가운데 1곳은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채용시장이 불황기에 접어든 가운데 채용 대상을 경력직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종업원 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2020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봐도 양상은 비슷하다. 응답 기업 126개사 가운데 19.0%는 올해 상반기 채용을 축소한다고 답했다.

32.5%는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5.6%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추진됐던 만큼, 금융시장의 불안과 실물경제 위기가 엄습한 3월 사정은 더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대기업 채용 조사가 시행된 기간은 2월 5일~2월 19일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직전이었다"라며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대기업 고용시장은 이번 조사결과보다 훨씬 악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런데도 경력직에 집중하겠다는 양상은 뚜렷하다. 한경연은 올해 상반기 주요기업의 채용 특징으로 △경력직 채용 증가(62.7%) △대졸 신입의 경우 수시채용 증가(51.6%) △정규직 전환형 인턴제도 도입 증가(26.2%) 등을 꼽았다.

재계 주요기업별로 관련 사업에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만큼 신규 채용 대신, 경력직을 뽑아 빠르게 실무투입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불확실성 커지자 신입보다 경력직 선호=실제로 불황기에 접어들수록 기업은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08년 리먼 쇼크 직후 종업원 300명 미만인 중소기업 180개사를 대상으로 ‘불경기 때 신입과 경력 중 어떤 인력을 선호하는가’라고 설문한 결과, 전체의 75.0% 가 “경력직”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신입직(25.0%)” 응답보다 3배나 많았다.

중소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지만 대기업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수시채용을 확대한 이후 신입사원의 채용부터 실무투입까지 기간이 이전보다 크게 단축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체 채용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면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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