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회사채 만기폭탄에 기업들 자금조달 비상

입력 2020-03-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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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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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만기도래 물량이 늘어나는 4월이 다가오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충격에 투자심리까지 위축되면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기업의 만기 대응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만기인 국내 회사채 50조8727억 원어치 중 4월 한 달간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는 6조5495억 원이다.

이는 역대 4월 물량 중에선 금투협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1년 이래 최대치로, 전년동기 대비 10.8% 증가한 규모다.

통상 4월은 연중 회사채 발행이 가장 많고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도 가장 크다. 올해 역시 월별 회사채 만기 물량 중 4월 만기 물량이 가장 많다.

신용등급 A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 중 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 현황을 보면 BBB+ 등급 대한항공은 4월 만기 회사채가 2400억 원 규모다.

그 밖에 하이트진로(Aㆍ1430억 원), 풍산(Aㆍ1000억 원), HSD엔진(BBB-ㆍ800억 원), 하나에프앤아이(Aㆍ700억 원), 하나자산신탁(Aㆍ700억 원), SK건설(A-ㆍ560억 원) 등도 내달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회사채 물량이 많이 쏟아지는 것은 그만큼 최근 수년간 기업들의 회사채를 많이 발행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공모를 통한 연간 회사채 발행 규모는 △2016년 109조8579억 원 △2017년 144조238억 원 △2018년 160조9183억 원 △지난해 170조1827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이와 함께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은 자금들이 회사채 시장으로 유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회사채 시장이 급속도로 침체되면서 수요가 위축돼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불안감이 커졌다.

이는 기업 신용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 스프레드가 연일 커지는 데서 확인이 가능하다.

지난 20일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뺀 신용 스프레드는 83.8bp로 2012년 2월 6일 이후 8년여 만에 최대였다.

신용 스프레드 확대는 국고채보다 수익률은 높지만 그만큼 위험한 회사채가 시장에서 외면 받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기업은 보통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면 새로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 회사채를 갚는 차환 방식을 사용하는데, 회사채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차환 여건 역시 나빠지고 있다.

특히 재무구조가 약한 한계기업의 경우 자금 조달에 더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급락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해 신흥국 로컬 채권은 이슈가 완화할 때까지 약세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특히 정부 지원이 없는 민간 회사채 중 재무 상태가 취약한 투기등급 회사채의 유동성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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