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목표주가 박해졌다…매도의견은 여전히 ‘0’

입력 2020-03-25 10:49 수정 2020-03-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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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종목보고서 목표가 하향만 절반…투자의견 하향은 0.9%에 그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증시 불안이 계속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들 목표주가를 연이어 낮추고 있다. 이달 발표한 종목보고서 절반이 종전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황이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4일 기준 개별기업 목표주가를 제시한 국내 증권사의 투자보고서는 총 436건이다.

이 중 목표주가를 종전보다 내린 보고서는 221건으로 전체의 50.68%를 차지했다. 1월 16.79%(180건)에 불과했던 하향 보고서 비중이 2월 26.7%(422건)로 급증하더니, 이달 들어 과반을 넘어선 셈이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종목들도 목표가 하향을 피하지 못했다.

16일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해 목표가를 기존 6만7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낮춘 건 지난해 3월 18일 미래에셋대우 이후 1년 만이다. 이후 키움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가 돌아가며 삼성전자 목표가를 낮췄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고가 스마트폰은 온라인 쇼핑보다는 직접 매장에서 구매하는 수요가 크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무선(IM) 부문 실적은 2분기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서버 수요 증가에도 완제품과 모바일 반도체의 수요 감소를 감안해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각각 5.6%, 14.3% 낮춘 246조 원과 37조 원으로 바꾼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차 산업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과 함께 주목받던 LG화학은 최근 목표가가 급격히 내려가고 있다. 17일 미래에셋대우가 처음 목표가를 50만 원으로 낮추더니, 삼성증권은 목표가를 기존 52만 원에서 33만 원으로 대폭 내렸다. 이달 중순 전까지 상향 보고서가 줄잇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선도업체인 테슬라도 2월 고점 대비 주가가 59% 하락해 전기차 관련주의 가치 프리미엄이 소멸했다”며 “LG화학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폴란드 공장 생산 차질 우려와 순차입금 증가에 따른 크레딧 리스크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SK하이닉스, 네이버, 현대차, 포스코, 신한지주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 열 손가락에 꼽히는 기업들에 대한 목표가 하향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반면 투자의견을 종전보다 하향한 보고서는 이달 4건으로 전체의 0.9%에 불과했다. 같은 달 목표가 하향 비중과는 큰 차이다. 게다가 ‘매도’ 의견은 이달 아직 없는 데다가 ‘중립’ 의견도 22건에 불과해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상장사들의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기준 목표가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갭을 메우는 상황”이라며 “투자의견은 기초여건(펀더멘털)의 큰 악재가 없다면 낮아진 주가만큼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어 상대적으로 하향 조정이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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