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완주 KT 황창규 회장…"KT '5GㆍAI' 글로벌 1등 공신"

입력 2020-03-23 11:56 수정 2020-03-2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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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KT 제공)
▲황창규 KT 회장 (KT 제공)

"KT는 '5GㆍAI'로 글로벌 1등 통신사로 거듭날 것입니다."

KT 민영화 이후 첫 6년 연임을 완주한 황창규 회장이 임기 내내 강조하던 경영 철학이자, 목표다. 공격적인 구조조정으로 조직 슬림화를 이루고, 정치적 외풍과 아현국사 화재 사건에도 6만여 명의 그룹사 직원을 이끈 수장으로 숱한 우여곡절을 넘긴 황 회장이 23일 이임식을 끝으로 공식 석상에서 내려왔다.

황 회장은 아현국사 화재와 채용청탁 의혹 등 임기 내내 경영 위기에 맞딱트렸지만 '5G·AI'를 전면에 내세운 경영혁신과 글로벌 행보로 KT의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황 회장은 이날 별도 공식 행사 없이 주요 임원진과 오찬을 하는 것으로 이임식을 대신했다. 황 회장의 공식 임기는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까지지만 이날 이임으로 사실상 자신의 모든 직무를 마감했다.

황 회장은 역대 KT 회장 중 6년 연임 임기를 온전히 채운 유일한 CEO로 이름을 남겼다.

삼성전자 기술 총괄 사장을 맡았던 황 회장은 2014년 KT 회장으로 취임한 후 '5G 상용화'를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201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5G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제시했고, 2019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5G 상용화를 설파하며 '미스터, 5G'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어 2018년 열린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우리나라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황 회장은 AI(인공지능) 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KT는 AI 사업을 확대하고 통신사를 넘어 AI 기술을 선도하는 'AI 컴퍼니'로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AI 스피커 '기가지니'와 AI 호텔, AI 고객 센터 등이 모두 황 회장의 선견지명에서 나온 성과라 할 수 있다.

황 회장은 임기 중 여러 성과에도 불구,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과 정치 외풍, 아현국사 화재 등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황 회장은 2014년 취임 후 KT 역사상 최대 규모인 8300여명의 명예퇴직을 단행하며 노동조합과 갈등을 겪었고, 56개 계열사를 50여개로 줄이는 등 계열사 구조조정까지 강행했다. 이어 KT 전·현직 임원이 정치권에 KT 법인 자금으로 4억3000만여 원을 불법 후원하고, 국회의원 취업 청탁을 공모했다는 혐의로 검경 수사까지 받았다. 2018년 11월 발생한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는 금전적 손실 외에도 '국가 1등 통신사업자'라는 명예에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오는 30일 열리는 KT 정기 주주총회부터는 30여년 넘게 'KT맨'으로 일한 구현모 사장이 황 회장의 바톤을 넘겨 받게 된다.

지속적인 주가 하락과 경쟁사들과의 출혈경쟁 등 여전히 산적한 과제로 벼랑끝에 서 있는 KT가 '구현모호'라는 새로운 선장을 만나 어떻게 험로를 해쳐갈 지 관심이 쏠린다.

황 회장은 이임식을 통해 “KT의 미래, 먹거리, 그리고 KT 정신을 제대로 세운 CEO로 기억되고 싶다”며 “지난 6년간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준 임직원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만들어 온 성과 그 이상을 뛰어넘어 135년 역사의 KT그룹을 글로벌 1등으로 올려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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