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채권 시장 안정화 대책… 메마른 시장 단비될까(종합)

입력 2020-03-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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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안정펀드ㆍ통화스압 ㆍ국고채 단순 매입 규모 역부족 이란 지적도 이어져

▲자료제공=한국투자증권
▲자료제공=한국투자증권

정부가 채권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발빠른 조치로 인해 기업들의 단기 유동성 부족 우려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크레딧 시장에 단비가 될 수는 있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해갈에는 규모면에서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최근 기준금리 50bp인하에 이어 미국과 6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왑 체결, 국고채 1조5000억 원 규모 단순 매입 실시 및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 조치까지 시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식, 채권, 외환 시장 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맞먹는 변동성을 나타내면서 시장 안정화를 위해 발파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한은의 통화스왑 체결과 구원 투수로 등장한 채권시장안정펀드로 단기적인 채권 시장 불안은 잠재울 수 있다는 평가다.

채권안정펀드는 한국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보험사, 증권사가 출자해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지원한다. 대우사태가 터진 1999년 9월에 30조 원을 투자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에도 10조 원을 투입했다. 이번에는 1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와 6조7000억 원 규모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채 시장 살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규모면에서 채권시장안정펀드와 낮은 등급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는 P-CBO지원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며 “2008년과 같이 대규모 은행채를 편입해야 하는 단계도 아니고 회사채에 집중해 운용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우량 등급 위주로 운용하더라도 P-CBO와 연계해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받았던 산업과 차환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 위주로 지원해 주면 충분히 시장 안정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제공=SK증권
▲자료제공=SK증권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로나 19는 2008년과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그 때보다 더욱 과감하고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선 현재의 채권시장안정펀드 규모를 더 늘려야 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6월 이전까지 돌아오는 회사채 물량은 2조5000억 원, 기업어음(CP)과 전단채는 약 25조 원으로 총 28조 원에 달한다”며 “보수적으로 50%가 상환이 안 될 경우만 따져도 채안펀드는 대략 15조 원 이상은 있어야 시장이 안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이번 현상은 금융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보건 문제로 코로나19의 두려움이 존재하는 한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에도 빠르게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채안펀드가 2008년 때보다 더 오랜 기간 유지되고 규모도 점차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통화스압 규모 확대와, 단순매입 규모와 횟수 증가 등도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의 통화스왑 체결로 일단 한숨은 돌렸지만 지금보다 약 1000억 달러 이상의 통화스왑 체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국가들과의 통화 스왑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연구원은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실시도 1조5000억 원은 실제로 5000억 원의 유동성 주입인 셈”이라며 “6월에는 국고채 1조3500억 원이 추가로 만기도래하기 때문에 유동성 확대 효과를 높여 채권시장 안정을 도모하려면 현재 규모로 최소 1~2회 추가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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