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상반기 법인장 회의 조기추진 검토

입력 2020-03-2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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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회의체 통해 하반기 전략 재점검…주요국 입출국 제한이 관건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  (이투데이DB)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 (이투데이DB)

현대ㆍ기아차가 매년 6월 시행했던 상반기 법인장 회의의 조기 추진을 검토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불거진 이후 권역본부별 시장점검이 중점 논의 대상이다. 다만 현재 주요 국가의 입국과 출국이 제한된 만큼, 완화 시기를 주시하고 있다.

24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실시해 오던 권역본부 및 법인장 회의 가운데 상반기 회의를 조기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외 법인장 회의는 현대ㆍ기아차의 '핵심 경영 회의체' 가운데 하나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열린다. 상반기에는 주요 시장별 전략을 재점검하고 하반기 회의 때는 이듬해 사업 계획을 결정한다.

조기 추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과 동남아시아, 유럽의 생산차질이 본격화된 가운데 시장별 대응전략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법인장 회의는 각사 최고경영자(CEO) 주재하에 열린다. 권역을 책임지는 권역본부장과 판매, 생산 법인장 등이 참석한다. 2019년 기준 50여 명이 참석했다. 자율 토론 방식으로 거점별 시장 동향과 판매 전략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승진 후 그해 하반기 법인장 회의를 처음 주재했다. 지난해에는 권역별 현안만 보고받고 당부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지난해 하반기 법인장 회의에서는 중국시장의 회복과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유럽 및 중국시장 진출, 거점별 신차 출시와 이에 따른 생산전략 등이 논의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권역본부별 대응 전략 수정에 나섰다. 상반기 법인장 회의는 하반기 전략을 수정하고 논의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전날 인도 첸나이 공장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가동을 중단했다. 작년 말 준공한 기아차 인도 공장도 생산 중단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여 오는 31일까지 생산을 중단한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엔진을 공급받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내달 초까지 가동 중단을 결정한 상태다.

유럽에 있는 현대차 체코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도 현지시간 23일부터 2주간 문을 닫는다.

우리시간으로 24일 현대차 미국법인도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발표하고 전략적인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 시점에서 하반기 대응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만큼, 핵심 경영 회의체를 통해 하반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현재도 화상 시스템을 이용해 대응 회의가 진행 중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본사의 팀별 조직은 물론, 주요 권역본부끼리도 화상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화상 회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비상경영체제 속에서 상반기 법인장 회의를 앞당겨 추진하는 걸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국경통제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가 자국민의 입출국을 제한하고 있다. 일부 권역에서는 현지인이 법인장이다.

이들을 포함해 한국인 임원과 법인장도 국내에 들어오면 경우에 따라 일정기간 자가격리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시점을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당분간 화상회의 시스템을 십분 활용하되 법인장 회의를 조기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현재도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주요거점별로 전략회의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며 “(법인장 회의의)조기 추진을 검토하고 있지만, 입출국 제한이 지속되면 거꾸로 미뤄질 수도 있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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