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 판권 법적 공방 예고…"이중 계약" vs "손해 막아야"

입력 2020-03-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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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OTT 직행 첫 사례

▲영화 '사냥의 시간' 한 장면.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영화 '사냥의 시간' 한 장면.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영화 '사냥의 시간'의 해외 판매를 담당했던 콘텐츠판다가 넷플릭스에 판권을 넘긴 리틀빅쳐스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

콘텐츠판다는 23일 "영화 '사냥의 시간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의 이중계약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콘텐츠판다는 국제적인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리틀빅픽쳐스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리틀빅픽쳐스는 이날 오전 넷플릭스에 판권을 양도한다고 발표했다.

콘텐츠판다는 지난해 1월 24일 리틀빅픽쳐스와 '사냥의 시간' 해외 세일즈 계약을 맺고, 1년간 업무를 이행했다. 다수의 국제 필름마켓에서 이 영화를 약 30여개국에 선판매하고, 국제영화제 초청을 이끌어냈다. 추가로 70개국과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콘텐츠판다 측은 "리틀빅픽쳐스가 충분한 논의 없이 3월 초 구두통보를 통해 넷플릭스 전체 판매를 위해 계약 해지를 요청해 왔고, 3월 중순 공문으로 해외 세일즈 계약 해지 의사를 전해왔다"며 "이미 해외판매가 완료된 상황에서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있을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리틀빅픽쳐스는 투자사들에게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사와 글로벌계약을 체결할 계획을 알리는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만을 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리틀빅픽쳐스의) 일방적인 행위로 인해 금전적 손해는 물론 그동안 해외 영화시장에서 쌓아올린 명성과 신뢰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며 "이는 단순히 금액으로 계산할 수 없으며, 당사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자체의 신뢰에 해를 입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사냥의 시간'은 독립영화 돌풍을 일으켰던 '파수꾼' 윤성현 감독과 이제훈, 박정민 등이 다시 뭉쳐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이제훈)이 가족같은 친구들 장호(안재홍), 기훈(최우식), 상수(박정민)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위해 펼치는 위험한 작전과 이들을 쫓는 추격자(박해수)의 이야기를 담았다.

당초 지난달 26일 극장에서 개봉 예정이었던 이 영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개봉일을 연기했다.

리틀빅픽쳐스는 순제작비가 90억 원이고 광고·마케팅비용에도 20억 원이 투입된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리틀빅픽쳐스는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현 상황에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민을 거듭한 끝에 넷플릭스에 제안해 오는 4월 10일부터 전세계 190여 개국에 29개 언어의 자막으로 동시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이 계속되고 세계적인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이면서 더 많은 관객분들에게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리틀빅픽쳐스의 이번 결정은 향후 한국 영화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냥의 시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장이 아닌 OTT로 공개 방법을 급선회한 첫 사례다.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50여 편에 달하는 영화들이 개봉을 잠정 연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코로나19 영향으로 관객이 급감하면서 영화 생태계에 위협을 느낀 영화수입배급사들은 미개봉 신작을 상영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했다. 그린나래미디어‧더쿱‧영화사진진 등 중소형 영화수입배급사 14곳이 모인 영화수입배급협회는 개봉이 무기한 연기 및 취소된 신작 13편을 모아 '영화로운 일상을 위한 신작전'이란 기획전 형태로 소규모 개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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