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위기 없다"…대기업 '마통'으로 1.8조 끌어썼다

입력 2020-03-24 14:26 수정 2020-03-2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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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던 대기업들이 은행권에 손을 벌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채권ㆍ주식시장이 요동치자,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4일 관련 업계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이달 20일 현재 78조673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1조7819억 원 늘었다. 연초 효과에 1월 대출 잔액이 늘긴 하지만, 3월 들어 1조 원 넘게 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기업들은 사전에 받아놓은 한도 대출을 활용하고 있다. 개인으로 따지면 예전에 개설해 놨던 마이너스 통장(마통)에서 돈을 빌려 쓰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 변동성 확대로 직접자금조달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돌아오는 6조 원이 훌쩍 넘는 회사채 만기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6조5495억 원이다. 통계를 작성한 1991년 이후 4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4월 회사채 위기설'의 배경이다.

이에 이날 정부는 20조 원에 달하는 채권시장안정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2배 규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 대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회사채 시장 냉각으로 차환 발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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