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내달부터 보험료 인상과 함께 소비자 혜택 축소까지 예고하고 있다. 사실상 제로 금리로 기대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수익 감소를 방어하겠다는 의도다. 보험사들은 연이어 줄어드는 보험고객 혜택 이슈를 절판 마케팅에 적극 활용 중인데, 고객들의 신중한 가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내달부터 예정이율을 현행 2.50%에서 2.25%로 0.25%p 인하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료를 굴려 낼 수 있는 최소 예상 수익률을 의미한다. 예정이율이 0.25% 낮아지면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가격이 최대 10% 이상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생보사들은 인상 시기를 놓고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상품별로 보험료 인상 시기에 차이를 둘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은 4월 1일 자로, 나머지 채널은 중순쯤 인상할 예정이다. 이 밖에 한화생명, 농협생명, 동양생명도 4월 중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KDB생명은 5월 인하를 검토 중이다. 손보사 중에서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4월부터 보험료 인상을 확정했고, 메리츠화재만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정이율을 인하하면 보험료가 올라가 가격경쟁력이 낮아지고,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타사보다 경쟁력을 조금 더 가져가기 위해 인상 시기를 늦춰 그사이에 영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여기다가 일부 생보사는 고객 혜택 축소까지 예정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현행 1%의 자동이체할인을 내달부터 폐지한다. 또 2~3%의 고액계약 할인도 함께 폐지한다. 주계약이 1억 원 이상의 고액계약이면 보험료를 일정 부분 할인해주는 혜택이다. 헬스케어서비스 축소도 검토 중이다.
한화생명도 내달 종신보험에서 제공하던 보험료 자동이체 할인 제도를 폐지한다. 지난해 변액 유니버셜GI플러스보험에 적용했던 자동이체 할인 혜택을 없앤 데 이어 올해도 보장성보험의 자동이체 할인 혜택을 축소하는 것이다. 삼성생명도 지난해 4월 종신보험의 할인제도를 축소한 바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자동이체 할인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없애는 추세다. 보험 매출의 1%를 덜 받는 만큼 수익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정이율 인하와 함께 최저보증이율도 함께 내려갈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 소비자 혜택 축소 이슈를 이용해 절판마케팅에 적극 활용 중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금융당국이 상품개정 시기 연기를 용인해준 만큼 절판마케팅이 더욱 성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절판 마케팅에 현혹돼 충분한 고려 없이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들이 주로 추천하는 보장성보험, 연금(저축)보험 등은 장기간 납입해야 혜택을 본다”며 “중도 해지에 따른 손해는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니, 영업현장에서의 절판마케팅에 현혹되는 것보다 가입 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