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재산 없다며 세금 안내고 버틴 日 기업…대법 "소멸시효 중단"

입력 2020-03-25 09:00 수정 2020-03-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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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모든 조치를 했으나 조세징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소멸시효 기간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는 ‘재판상 청구’도 예외적으로 시효중단 사유로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정부가 일본법인 A 사를 상대로 제기한 조세채권 존재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용인세무서는 2011년 A 사에 2006~2007년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법인세 각각 136억 원, 87억 원을 부과했다. 용인세무서는 독촉장 발송, 일본 방문, 납부최고장 발송 등 조치를 했지만 A사는 국내에 재산이 없다며 세금을 내지 않았다.

납세고지 기준 5년의 소멸시효 기간 만료가 다가오자 용인세무서는 2015년 시효 중단을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 기준 체납액은 331억 원에 달했다.

국세기본법은 국세에 대한 소멸시효 중단 사유로 ‘납세고지, 독촉 또는 납부최고, 교부청구, 압류’를 규정하고 있다.

재판에서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소멸시효 중단 사유인 ‘재판상 청구’가 조세 채권에서도 인정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ㆍ2심은 “납세의무자가 무자력이거나 소재 불명이어서 압류에 착수할 수 없는 경우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재판상 청구’를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 사유로 인정해야 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의 재산이 외국에는 있으나 국내에는 없어 압류 등 조치를 하지 못했다”며 “징수위탁을 위한 상호합의 등의 노력에도 법인세와 가산금을 징수하지 못하고 소멸시효 완성이 임박해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이 사건 소송은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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