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올리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어디까지 왔나

입력 2020-03-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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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3-2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中,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임상 결과 임박…국내선 셀트리온 항체 후보군 확보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전 세계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잠재울 치료제를 내놓기 위해 국내외 제약ㆍ바이오기업들이 개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상 진행이 가장 빠른 ‘렘데시비르’가 초기 결과 발표를 앞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독자적인 기술력을 활용해 조기 임상 진입을 시도 중이다.

◇주목받는 칼레트라ㆍ하이드록시클로로퀸 = 25일 업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승인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은 총 4건이다. 식약처는 20일 서울아산병원이 제출한 ‘칼레트라’(성분명 로피나비르ㆍ리토나비르)와 ‘옥시크로린’(성분명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연구자 임상을 승인했다. 이번 임상은 성인인 경증 코로나19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각각 투여해 효능을 확인한다.

칼레트라는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한 에이즈(HIV) 치료제다. 200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일부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사용됐다. 애브비는 2026년에 만료되는 칼레트라의 특허권을 포기해 전 세계에서 제네릭(복제약)을 발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독일의 바이엘이 1934년 말라리아 예방ㆍ치료제로 개발한 클로로퀸 계열 약물이다. 특허가 만료돼 옥시크로린 등 다양한 복제약이 나왔다.

정부는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임상을 직접 지원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추경예산 40억 원을 확보해 치료물질 생산과 임상시험 연구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칼레트라는 최근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중국의 빈 카오 국립임상연구센터 연구원 등 연구팀은 중증 코로나19로 입원한 성인 199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결과, 항생제 투여나 산소호흡기 등 표준치료 대비 칼레트라의 유의미한 이점을 관찰하지 못했다고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이에 따라 관심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더욱 쏠린다. 프랑스 연구진은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환자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해 대조군 대비 유의미한 바이러스 감소 효과를 얻은 연구 결과를 국제화학요법학회(ISC) 공식 학술지에 공개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가격이 저렴하고 구하기 쉬워 국내 임상 결과가 주목된다.

◇렘데시비르 임상 결과 발표 초읽기 = 식약처가 가장 먼저 승인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은 미국의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개발한 렘데시비르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상업화를 위한 2건의 임상 3상 시험이 2일 승인됐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원하고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하는 다국가 연구자 임상도 5일 승인받았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가 초기 중국에서 유행할 때부터 주요 치료제 후보로 떠오른 약물이다. 국내보다 먼저 중국에서 시작된 임상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4월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의 초기 결과 역시 4월에 확인 가능할 전망이다. FDA는 렘데시비르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해 7년의 독점권을 부여했다.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임상시험 외에 동정적 사용을 통한 긴급치료 투여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 밖에 일본 도야마화학공업의 신종플루 치료제 ‘아비간’, 미국 리제네론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케브라자’, 스위스 로슈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악템라’ 등이 코로나19 치료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아직 렘데시비르만큼 대규모 임상 3상이 진행되지 않아 렘데시비르의 임상 결과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ㆍ바이오기업도 치료제 개발 활발 =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항체 개발에 가장 중요한 항체 후보군을 확보했다”면서 “빠르면 7월 중순까지 인체 임상 준비를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셀트리온은 서울대병원 등 의료기관을 통해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액을 확보해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중화능 검증법 등을 통해 최종 항체를 선정하고 늦어도 5월 초부터 대량생산 세포주를 개발할 계획이다. 한 달에 최대 100만 명 투여분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대다수 기업은 기존 약물이나 이미 발굴한 신약후보 물질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로 발매한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의 시험관 내 시험에서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 식약처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발매된 약물이라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셀리버리는 중증패혈증 치료제 ‘iCP-NI’의 한국과 미국 임상을 동시에 추진한다. iCP-NI는 20종 이상의 염증성 싸이토카인을 제어해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사이토카인 폭풍이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으로, 혈관과 조직을 파괴하고 주요 장기를 손상해 사망에 이르게 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에 초점을 맞춰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은 셀리버리 외에도 엔지켐생명과학, 노바셀테크놀로지, SCM생명과학 등이 있다. 다만, 아직 실질적인 임상 절차에 들어가지 않아 개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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