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직접 뛰어든다. 확대되는 전기차 시장에 발맞춰 충전 시설을 강화해 고객의 발걸음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25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에 ‘전기차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 및 전기사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점포 주차장에 임대 사업 형태의 전기차 충전소가 있지만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충전소 사업에 나선다”면서 “전기차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면서 고객 편의 측면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전국 115개 점포의 주차장에서 급속 충전기 330대와 완속 충전기 147기 등 총 477기의 전기차 충전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직접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장소를 임대해 충전 사업자가 위탁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마트가 그간 직접 사업에 나서지 못한 이유는 정부가 지정한 소수 업체만 충전 시설 사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충전 인프라를 늘리면서 업체를 지정해 왔다. 작년 말 기준 충전 사업자는 에스트래픽과 지엔텔, 포스코ICT, 매니온 등 총 13개 업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방식으로 사업자 선정이 변경되기로 하면서 이마트에 사업 기회가 왔다.
이마트가 전기차 관련 사업에 눈독을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업체는 쎄미시스코의 ‘D2’와 르노의 ‘트위지’ 등 초소형 전기차를 일찌감치 이마트나 일렉트로마트 등에서 팔아왔다. 관계사인 하남 스타필드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전기차 ‘테슬라’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2018년에는 집합형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인 ‘일렉트로 하이퍼 차저스테이션’을 마련해 현재 총 32개 점포 주차장에서 260기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여기에 현재는 서울 성수점에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 전용 초급속 충전기 설치를 공사 중이다.
이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제공을 통해 체험형·체류형 점포로 거듭나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들이겠다는 이마트의 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 전기차 충전은 급속 충전기 기준 완충까지 대략 1시간 내외가 소요되는 만큼 고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려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아파트 등 거주지에 비해 충전 시설 확충이 용이한 만큼 차주를 잠재적 소비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이 포함된 전기동력차 판매는 전년 대비 14.6% 늘어난 14만3000대를 기록했다.
동시에 배송 경쟁력 강화도 기대할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현대 글로비스와 ‘친환경 냉장 전기차 배송서비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SSG닷컴은 현재 운행 중인 이마트몰 배송차량 일부를 친환경 전기차로 시범 전환할 예정이고, 현대글로비스는 냉장 전기차량 공급과 배송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냉장 및 냉동 기능을 탑재한 전기 차량으로 전환하는 것은 국내 최초로, 올 상반기 내 전기 배송차량의 안정성, 주행능력 등 테스트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 003’부터 전기 배송차를 점진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