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확실성 커…기업 경영자금 지원 60조 원으로 부족할 수도"

입력 2020-03-25 14:00 수정 2020-03-2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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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정책·민간금융 공급량 기업 대출잔액의 16%…"시중은행 등 유동성 확보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2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2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2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2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60조 원에 육박하는 금융자금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이조차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실물경제 충격이 크고, 향후 기업들의 신용위험 불확실성도 상존한다는 점에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제2회 위기관리 대책회의에서 “어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100조 원+알파(α) 대책을 발표했다”며 “글로벌 공급망(GVC) 쇼크, 글로벌 인적·물적 이동 제한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입·해외 진출 관련 기업들에 수출입은행을 통해 20조 원 규모의 긴급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수출입 기업을 포함해 전체 기업 금융자금 규모는 58조3000억 원이다. 제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확정한 29조2000억 원에 더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대출·보증 공급을 각각 21조2000억 원, 7조9000억 원 확대한다.

이 밖에 채권시장안정펀드 가동(20조 원), 원활한 회사채 발행을 위한 정책금융 지원(4조1000억 원),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시장 안정 지원(7조 원), 증권시장안정펀드 조성(10조7000억 원)을 더하면 기업긴급구호자금 규모는 총 100조 원이 넘는다.

단 기업 대출잔액 대비 공급량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에 못 미친다. 당시 기업 대출잔액은 약 450조 원이었는데, 정책금융에 시중은행 대출을 더한 금융자금 공급 규모는 총 72조 원이었다. 대출잔액의 16.0%에 달하는 규모였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기업 대출잔액은 88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대출잔액 대비 정책금융(58조3000억 원) 비율은 6.6%에 불과하다. 50조 원 이상을 시중은행 등 민간에서 추가 공급하지 않으면 2008년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남창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2008년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19는 충격의 성질이 다르다. 그때보다 실물경제 쪽 충격이 크고, 신용위험으로 어떻게 전이될지도 불확실하다”며 “충격이 지금보다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정책금융으로 푸는 58조3000억 원에 더해 총 100조 원까진 공급할 수 있도록 시중은행 등에서도 어느 정도는 유동성을 확보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이나 자체 유동성 확보를 통해 일정 기간 버틸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당장의 경영자금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도 경영안정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지원요건을 완화하는 등 중소기업 지원에 총력을 쏟고 있다.

20조 원에 달하는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일정 부분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만기가 1년 미만인 회사채 등은 약 230조 원 규모다. 이 중 지원 대상인 A등급 이상 채권은 20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남 연구위원은 “만기가 도래한 채권 잔액을 감안했을 때 20조 원 정도는 적절할 것 같다”며 “다만 실물충격이 왔을 때 금융시장에 어떻게 위험이 전이될지 불확실하므로, 향후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를 보고 추가 확대하는 것도 내부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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