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정부 늑장대응 한목소리 지적한 국회 과방위…방통위원장 “n번방 회원 신상공개 가능”

입력 2020-03-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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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n번방 사태 관련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n번방 사태 관련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25일 “(n번방 참여자 26만 명의) 신상공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이날 오전 텔레그램 n번방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정부 대책을 점검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n번방 사건 관계자 전원 처벌과 회원 26만 명 신상 공개가 가능한가”라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포털사이트 구글에 사건 피해자의 이름·직업 등을 유추할 수 있는 연관 검색어가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선 “구글에 2차 피해 방지를 요구했다”며 “피해자를 연상시킬 검색어에 대해 삭제 조치를 완료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음란물 삭제 미이행과 관련해 “징벌규정이나 수위가 낮다는 데 국민적 공감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 합의를 토대로 (징벌 수위 높일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박 의원이 “해외사업자가 불법음란물에 대해 접속차단 명령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겨우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고 지적한 데 대한 답변이다.

앞서 지난 20일 청와대 청원에는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5일 만에 18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23일 “n번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n번방 회원 전원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여야는 정부의 대응이 뒤늦었다는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최연혜 의원은 "이 문제는 그간 국회 과방위에서 매년 국정감사는 물론 회의가 열릴 때마다 위험성에 대해 줄기차게 경고됐던 문제"라며 정부의 대책 마련이 늦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n번방 사건에 대해 "대학생들이 잠입 르포해 만천하에 알려진 사건"이라며 "이건 지난해 초부터 공론화된 문제였는데 국가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한 데 대한 국민적 분노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손금주 의원은 "그동안 국정감사에서도 많은 지적이 있었고 2018년 정부가 보고에서도 보완조치를 했다고 피력했는데 실제 텔레그램 박사방 등 n번방 문제는 2017, 2018년부터 있었다"며 "정부의 대책이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당 박대출 의원은 이날 방통위 등이 내놓은 대책에 대해 "2017년 9월 정부 합동으로 발표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 방지책의 재탕 수준"이라며 "지극히 땜질 처방으로, 제2, 제3의 n번방 사건을 예방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노웅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텔레그램 등 디지털상에서의 성범죄(n번방 사태) 관련 긴급 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노웅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텔레그램 등 디지털상에서의 성범죄(n번방 사태) 관련 긴급 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통위는 이날 웹하드 사업자가 성범죄물 등 불법 음란정보의 유통방지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최대 5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삭제 조치 위반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대책을 국회에 보고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사전 예방하는 노력이 있었어야 했는데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강상현 방심위원장은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도 시정 요구를 수용해 삭제하거나 차단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가능한 건 해외 사업자의 자율규제를 적극 독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n번방 사건의 온상이 된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 대응 조치와 관련해 "대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혀 여야 의원의 질타를 받았다.

한 위원장은 "텔레그램의 경우 존재 자체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이고 수사기관도 서버의 위치를 계속 추적하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수익을 내는 부분이 없어 간접적으로라도 규제할 방법을 찾기가 힘들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텔레그램의 경우 사업차 연락처도 존재하지 않고 단지 나와 있는 이메일을 통해 소통하고 있지만 강제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 소속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불법음란물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발견해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시행해 정부가 (음란물의 존재를) 신속하게 인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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