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부지 팔아 8100억 실탄 확보한 이마트, 로젠택배 인수에 힘 싣나

입력 2020-03-2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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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배송 인프라 확대 시급...로젠택배 희망 매각가는 4000억

▲이마트 김포 물류센터 전경 (남주현 기자 jooh@)
▲이마트 김포 물류센터 전경 (남주현 기자 jooh@)

이마트가 서울 마곡동 땅을 팔아 8000억 원대의 실탄을 마련하면서 로젠택배 인수전에 과감하게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2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727-769 일대 마곡도시개발사업 업무용지 CP4구역을 마곡씨피포피에프브이 주식회사에 8158억 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재무건전성 및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지는 지하철 5호선 마곡역 바로 옆에 있는 땅으로 대지면적이 3만9050㎡에 이른다. 앞서 이마트는 2013년 SH(서울주택토지공사)에 해당 부지를 2430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2016년 스타필드 하남을 오픈하며 스타필드 마곡 오픈을 예고했고, 이후 2023년 스타필드 마곡 오픈 예정 계획도 밝혔지만, 이번 부지 매각으로 계획은 백지화됐다.

이마트는 부지 매매계약 체결과 동시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해당 부지에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지난해에도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13개 점포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고 재임차해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8000억 원대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내달 말 로젠택배의 입찰에 집중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로젠택배 매각을 맡은 씨티글로벌그룹마켓에 인수 의향을 밝히고,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인수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매입 대상은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PEA)가 갖고 있는 로젠택배 지분 100%다.

앞서 지난 1월 베어링PEA는 로젠택배 매각을 위해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위메프와 키스톤프라이빗에퀴티, JC파트너스 등이 참여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이번 매각 실무를 맡고 있다.

로젠택배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택배 등에 이어 업계 4위권 회사다. 매각자 측은 로젠택배의 전체 물량 중 약 85%는 이커머스에서 나오는 만큼 온라인 업체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관련 시장이 매년 20%씩 커지고 있어 수익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는 신세계 그룹의 현 상황과도 맞아떨어진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을 출범해 온라인 사업에 시동을 걸었지만, 쿠팡 등 경쟁사에 비해 배송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런 와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폭은 더욱 가팔라졌다. SSG닷컴으로서는 전국 물류 인프라 구축이 당초 예상보다 시급해진 상황이다.

전날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이마트는 온라인 부문 강화를 시사했다. 형태준 지원본부장은 “지속해서 배송 수용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물류센터 건립도 시장 상황을 보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실탄은 충분하다. 로젠택배의 희망 매각가는 약 400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자체 물류 터미널 설립 비용 등을 고려하면 금액이 다소 늘지만 이마트의 마곡 부지 매각 대금은 8100억 원에 이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SSG닷컴의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로젠 택배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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