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사재기에 코로나發 애그플레이션 조짐

입력 2020-03-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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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계란 도매가격, 3월에만 180% 폭등”…밀값, 1년 전보다 23% 이상 뛰어

▲미국 계란 도매가격 추이. 단위 한 판(12개)당 센트. 빨간색: 2020년(3월 23일 153.63센트)/녹색 점선:2019년/파란색 점선: 3년 평균. 출처 농무부
▲미국 계란 도매가격 추이. 단위 한 판(12개)당 센트. 빨간색: 2020년(3월 23일 153.63센트)/녹색 점선:2019년/파란색 점선: 3년 평균. 출처 농무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생필품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세계 각국 소비자가 사재기에 나서면서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40%에 달하는 30억 명이 코로나19로 외출이 통제돼 집에 발이 묶였다며 이 때문에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사람이 늘어 식품 수요가 급증, 식자재 가격 폭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닐슨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계란 판매는 3월 둘째 주에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했다. 양계업 관련 벤치마크 가격을 제공하는 리서치 업체 전문 데이터 업체 어너배리에 따르면 미국 계란 도매가격은 3월에만 180% 폭등했다.

어너배리의 브라이언 모스코기우리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우유와 빵, 화장지에서 계란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며 “이런 사재기는 국가적인 규모이며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매업체들은 평소보다 6배 더 많이 주문하고 있다”며 “생산업체가 부활절을 앞두고 생산을 늘렸으나 금방 공급이 고갈됐다. 바이어들이 물량을 확보하고자 엄청난 웃돈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급기야 월마트 등 대형 식료품 유통매장이 최근 계란 등 고객들이 사재기에 나선 제품 구매를 제한했다고 전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밀 1개월물 가격 추이. 단위 센트. 25일(현지시간) 종가 부셸당 572.25센트. 출처 마켓워치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밀 1개월물 가격 추이. 단위 센트. 25일(현지시간) 종가 부셸당 572.25센트. 출처 마켓워치
FT는 고객들이 파스타나 라면 등 잘 부패하지 않는 생필품을 앞다퉈 사들이면서 이들 식품의 원재료인 밀과 쌀 가격이 최근 폭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1개월물 밀 가격은 이날 그동안의 상승세에 따른 부담감으로 1.34% 하락한 부셸(1부셸=27.2kg)당 572.25센트에 마감했다. 그러나 밀 가격은 최근 1개월간 8% 이상 올랐으며 1년 전에 비해서는 23.4% 뛰었다.

리서치 업체 칸타르는 영국에서 전국적인 이동 제한령이 발동하기 전인 이달 2~8일 일주일간 건조 파스타 판매량이 전년보다 55%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 통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어 애그플레이션 상황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태국 쌀 현물가격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14% 뛰었다.

※ 용어설명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농업을 뜻하는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 농산물 가격 상승에 전체 물가가 덩달아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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