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임직원에 부여한 대규모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 올해도 주주총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셀트리온은 27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셀트리온은 △제29기 재무재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일부 변경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6개 안건이 상정돼 원안대로 통과됐다.
그러나 마지막 안건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와 관련해서는 일부 주주들의 반발이 있었다. 셀트리온은 팀장급 이상 임직원 65명에게 스톡옵션으로 총 58만8737주를 나눠줬다. 4명에게는 각 2만 주, 54명에게는 각 1만 주씩 부여됐다. 전일 종가 기준 1만 주는 18억1500만 원 규모다.
한 주주는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매해 스톡옵션 규모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주는 "주식 수가 너무 많다"면서 스톡옵션을 줄 거면 회사가 장내매수를 거치든가, 스톡옵션 대신 성과급으로 보상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은 "스톡옵션 제도는 회사의 기술 노하우를 연속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제도"라면서 "부여된 수치만 보고 과한 것이 아니냔 지적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당장 보이는 금액과 수량보다는 직원 사기 진작을 통한 부가가치가 훨씬 크다"고 답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주총에서도 49명의 임직원에게 총 47만735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당시에도 주주들은 주주가치 제고는 등한시한 채 '제 식구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기 부회장의 답변에 이어 발언권을 얻은 주주는 "스톡옵션 문제는 매년 주총 때마다 반대의견이 있었다"면서 "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것은 누구나 찬성하는데 셀트리온이 매출액 대비 수식 수가 너무 많아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기 부회장은 "직원의 사기 진작에 대해서는 주주들이 동의했다고 생각하고 보완할 내용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주주들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철저한 방역 속에 진행됐다.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거쳐야 하며,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발열과 기침 등 증상이 있는 주주들은 입장이 제한됐다. 행사장 좌석 간격은 2미터 이상으로 유지됐다.
셀트리온은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의료진을 대기시키고, 병균 및 바이러스 확산 차단용 음압병실 3개소를 운영했다. 현장에는 200여 명이 모였고, 온라인 웹캐스팅은 1500여 명이 청취해 총 1700여 명이 주주총회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