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 확산에 외출자제령...아베 총리 부인, 연예인과 벚꽃놀이 논란

입력 2020-03-27 15:39 수정 2020-03-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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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도쿄도가 자제 요청한 공원에서 벚꽃놀이한 것 아니다” 반박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뉴시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벚꽃놀이를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온 가운데 아베 신조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연예인들과 벚꽃놀이를 즐겨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포스트세븐 등 일본 언론은 26일 아키에 여사가 최근 도쿄 시내 모처에서 모델 후지이 리나, 아이돌 데고시 유야 등 13명의 연예 관계자들과 벚꽃놀이를 즐기며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지난 23일 각종 행사와 외출 자제 등을 요청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다.

특히 뉴스포스트세븐은 “모리토모학원 스캔들 때문에 자살한 긴키재무국 직원의 수기가 보도되면서 의혹이 다시 주목되는 와중에 아키에 여사가 ‘벚꽃을 보는 모임’을 즐겼다”고 지적했다.

함께 사진을 찍었던 사람 중 한 명은 “당시 참가자들이 아키에 여사와 이전부터 교류가 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후지이 리나와는 2014년 그녀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벚꽃놀이’는 일본의 전통적인 문화이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히 늘면서 아베 총리가 이달 초부터 전국 초중고교에 휴교 요청을 하는 등 이동제한이 계속되는 가운데 ‘퍼스트 레이디’로서 무책임한 행동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27일 도쿄도는 주말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모든 도립공원에서 벚꽃놀이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꽃놀이객이 많은 우에노공원과 요요기공원, 이노카시라 공원을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다.

온라인에서는 “총리 부인은 지금 일본 사회가 어떤 상황인지 알고는 있는가”, “매년 벚꽃놀이를 즐기다가 올해는 일자리를 잃어 벚꽃놀이도 못하게 됐다”, “총리 관저에도 벚꽃이 있을텐데 거기서 조용히 차나 마실 것이지.” 등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논란이 커지자 아베 총리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아베 총리는 2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키에 여사의 벚꽃놀이 논란을 해명하는 데 급급했다. “도쿄도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키에는 벚꽃놀이를 즐겼다”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아베 총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베 총리는 “도내의 개인 공간, 레스토랑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가진 뒤 그 안에 있는 벚꽃 아래에서 (주간지가 보도한 사진) 촬영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야당 의원이 “레스토랑이라면 괜찮다는 것인가”라고 하자 아베 총리는 “레스토랑도 가면 안되는 것이냐. 그때 뭐가 요구됐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의견을 말해주면 좋겠다”고 되레 큰 소리를 쳤다. 심지어 “도쿄도가 자제를 요구한 공원에서 벚꽃놀이를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도쿄도는 26일 코로나19 감염자가 47명 늘어 총 257명(크루즈선 제외)이 됐다. 하루 도내에서의 신규 감염자 수는 4일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고이케 도쿄도지사는 25일 밤 긴급 기자 회견에서 “감염 폭발 중대 국면”이라며 주말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실내외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에 참여하거나 야간 외출, 소규모라도 음식을 먹는 모임 등을 피하도록 했다. 도쿄도의 외출 자제 요청에 영화관과 유원지 등은 26일 잇따라 휴업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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