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갈라놓은 분양시장… 청약 성적 '극과 극'

입력 2020-03-27 17:07 수정 2020-03-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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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시ㆍ브랜드 단지 '후끈' vs 중소도시ㆍ소형 건설사 분양단지 '썰렁'

▲쌍용건설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 투시도. (쌍용건설)
▲쌍용건설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 투시도. (쌍용건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아파트 청약시장도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홍보 수단이 크게 제약받고 있어서다. 비(非) 수도권에서 1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미분양도 발생하고 있다.

쌍용건설이 이달 16~18일 분양한 부산 해운대구 중동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226.4대 1까지 올랐다. 88가구를 모집했는데 1만9928명이 몰렸다. 부산에서 최근 2년간 분양한 단지 중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다. 전국적으로 따져봐도 올 들어 가장 치열한 청약 경쟁이다. 지난해 10월 해운대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후 집값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수도권에서도 인천 연수구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72.2 대 1을 기록했다. 교통 호재를 갖춘 비규제지역이란 점이 청약자들을 끌어들였다.

이 같은 상황은 중소도시 청약시장과는 정반대다.

세경산업은 23~25일 강원 원주시 단계동에서 '세경 3차 아파트' 349가구를 분양했다. 사흘 동안 이 아파트에 접수된 청약 신청은 6건. 나머지 343가구는 미분양 아파트로 남을 위기다.

같은 기간 티케이케미칼이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에서 분양한 '송추 북한산 경남아너스빌' 상황도 비슷하다. 일반 분양 물량 613가구 중 207가구가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업계에선 코로나19가 청약시장 양극화를 부추긴다고 우려한다. 코로나19 사태로 홍보 활동이 제약되면서 아파트 단지를 알릴 기회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 건설사 아파트는 분양시장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주택시장이 하강할 것이란 전망은 더 큰 걱정거리다. 주택경기가 가라앉으면 대도시 등 충격이 덜한 지역으로 청약자 발길이 쏠릴 수 있어서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분양평가팀장은 "도급 순위 200위 밖 소형 건설사는 분양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브랜드 자체도 안 알려져 있고 자금력이 부족해 견본주택 외에 다른 매체에 홍보할 여력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자본력이 없는 소형 건설사로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온ㆍ오프라인 모두에서 노출될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에 상당히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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