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강행 조짐에, 교육계 “졸속수업 가능성 커”…개학 연기 ‘한목소리’

입력 2020-03-29 13:00 수정 2020-03-2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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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온라인 개학 고심…다음 주 초 4월 6일 개학 여부 결정

▲정세균 국무총리가 휴일인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시도 교육감들과 영상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국무총리실)
▲정세균 국무총리가 휴일인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시도 교육감들과 영상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국무총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을 대책으로 내놓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벌써 우려가 크다. 이에 교사와 학부모들은 개학을 추가 연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선 학교들은 4월 6일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교육부의 다급한 온라인 개학 요구에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권혁제 정관고(부산) 교장은 “온라인 개학 이후 온라인 수업을 위한 카메라, 전송 장비 등이 있어야 하는 데 준비 기간이 짧다는 게 걱정”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EBS 강좌도 자주 끊겨 제대로 된 학습이 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수업의 질도 담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원격교육 환경에 대한 격차도 크다. 신동하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위원(경기교육연구소 연구실장)은 “저소득층의 경우 원격 수업에 필수적인 컴퓨터 등을 보유한 비율이 낮다. 한 가정에 여러 명의 자녀가 있는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로 딴짓을 하지 않고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교육계서는 추가로 개학을 연기하고 법정 수업 일수를 10일 이상 감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힘을 받고 있다. 현행 법령상 최대 미룰 수 있는 개학일은 4월 20일이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대변인은 “감염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개학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며 “학교가 새로운 감염원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방역에 만전을 기하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ㆍ확인된 뒤 가장 마지노선인 다음달 20일에 개학하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교사단체 좋은교사운동 관계자도 “26~27일 유치원과 초중고 교사 42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73%가 ‘학생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등교 개학을 4월 6일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교육청이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 지시로 학부모와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초ㆍ중ㆍ고교 개학 시점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서울 지역 학부모의 경우 70% 이상이 4월 6일 개학에 반대했다. 학생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학교ㆍ학원가에서의 2ㆍ3차 감염이 우려되는 만큼 개학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명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은 “우리 학부모회 회원들도 대부분 4월 6일로 예정된 개학을 추가 연기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될 때까지 개학을 연기해야 된다는 입장을 어제(28일) 교육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를 중심으로 정부는 4월 6일에 개학할지 다음 주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늦어도 다음 주 안에는 개학과 대입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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