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코로나19로 콘돔 부족 직면…에이즈 등 새 공중보건 위기 고조

입력 2020-03-2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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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생산량 20% 차지’ 말레이시아 카렉스 생산 중단...연간 50억 개 생산해 130여개 국가 판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스리페탈링에 위치한 사원 근처에서 방역복을 입은 보건 관계자들이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EPA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스리페탈링에 위치한 사원 근처에서 방역복을 입은 보건 관계자들이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불똥이 콘돔 시장에 튀면서 세계 공중보건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글로벌 콘돔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의 카렉스가 생산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 대응 차원에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봉쇄 조치에 나서면서다.

카렉스는 연간 약 50억 개 콘돔을 생산해 전 세계 130여개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공장 문을 일시적으로 닫으면서 지난 10일간 전혀 생산을 못했는데 이는 통상 1억 개의 콘돔을 생산할 수 있는 기간이다. 고 미아 키앗 카렉스 최고경영자(CEO)는 “생산 차질이 수개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외에 콘돔 생산량이 많은 태국과 인도 등도 코로나19 사태로 콘돔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다른 콘돔 주요 생산국인 중국이 공장을 다시 돌리기 시작했지만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 세계 콘돔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 여파에 따른 배송 지연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크리스 퍼디 DKT인터내셔널 CEO는 ”중국 콘돔 공장들이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생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 결과 생산과 배송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전염 확산 우려로 해외 수입 제품에 대한 검역 절차가 길어지면서 승인을 받는 일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생산과 배송이 평소의 두 배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DKT의 이집트 산 콘돔 수출 물량 검역은 평소보다 18일이 더 걸리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콘돔 공급 차질이 새로운 공중보건 위기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고 CEO는 “아프리카 등에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방지를 위해 콘돔 수요가 높다”면서 “콘돔 공급 부족으로 성병이 만연하는 등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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