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는 순우리말, 한자어(漢字語), 외래어(外來語), 비속어(卑俗語), 은어(隱語), 방언(方言), 고어(古語) 등이 있다. 여기서 은어, 방언, 고어를 제외하면 모두 표준어이다. 그런데 비표준어가 표준어로 인정받기도 한다. 은어가 그 경우이다.
은어는 어떤 계층이나 부류의 사람들이 다른 이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구성원들끼리만 사용하는 말이다. ‘무지개매너’, ‘나일리지’ 등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표현인 이 단어들은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쓰이는 은어이다. ‘무지개매너’는 ‘무지+개매너’를 합성한 말로, ‘매너가 매우 없음’을 뜻한다. ‘나일리지’는 ‘나이+마일리지’를 합성한 말로, ‘나이가 많은 것을 앞세워 무조건 대우받기를 원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이처럼 은어는 특정 연령대나 군대, 교도소 등 특정 집단에서만 공유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비표준어이다.
그런데 이러한 은어가 일반 사람들에 의해 널리 쓰이게 되면 더 이상 ‘그들만의 언어’로서의 기능이 없어지고 표준어의 자격을 얻게 되기도 한다. 삥땅(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어야 할 돈의 일부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 고삐리(고등학생을 속되게 이르는 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운수업계 종사자들의 은어인 ‘삥땅’이, 10대 청소년들의 은어인 ‘고삐리’가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여 비속어로서 표준어의 자격을 얻게 된 것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허물없는 사이에서는 다소 속된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고, 언중이 일상생활에서 두루 쓰고 있는 말이기 때문에 비속어를 표준어에 포함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비속어는 격이 낮고 속된 표현으로, 대상을 얕잡아 보고 경멸하는 태도로 하는 말이다. 공갈(‘거짓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과 같이 통속적으로 쓰는 저속한 말이나 군바리(‘군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와 같이 대상을 낮추거나 낮잡는 말을 뜻한다.
이렇듯 은어가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면 비속어로서 표준어사전에 등재되기도 한다. 하지만 비속어가 표준어라 하더라도 ‘저급하고 속된 말’이므로 공식적인 자리나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자리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