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세계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전 세계가 양적완화에 나선 가운데 중국도 대열에 합류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코로나19 충격파를 완화하기 위해 단기 유동성 조절 수단의 금리를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7일물 역RP(환매조건부채권·레포)를 통해 500억 위안(약 8조6000억 원)의 유동성을 금융권에 공급했다. 역레포는 통화 당국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국채나 정부보증채 등을 사들이는 공개시장 조작 중 하나다. 적용 금리는 2.20%로 기존의 2.40%보다 0.20%포인트 낮췄다.
인민은행은 작년 11월 7일물 역레포 금리를 2015년 10월 이후 4년 만에 기존의 2.55%에서 2.50%로 0.05%포인트 낮춘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0.10% 포인트 내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의 급격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역레포 금리 인하 폭을 점차 키운 것이다.
레이먼드 융 호주뉴질랜드은행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큰 폭 금리인하는 중국이 글로벌 경기 안정을 위한 양적완화 대열에 동참하겠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그동안 부채 부담과 금융시장 안정성을 이유로 자제해왔던 기준금리 인하에도 나설 수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2015년 10월 이후 4년 이상 1년 만기 수신 기준금리와 대출 기준금리를 각각 1.50%, 4.35%로 유지하고 있는데 결국 여기에도 손을 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노무라증권은 향후 수주 안에 인민은행이 1년 만기 기준금리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FL) 대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나아가 인하 폭이 0.50%포인트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처럼 제로(0) 금리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하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경제 뇌관으로 지목돼 온 부채 문제 등 부작용 때문에 중국이 통화완화 정책을 펼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중국이 통화 정책보다는 인프라 시설 투자와 감세 확대 등 재정 정책에 초점을 맞춘 경기 부양책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