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의선, 3세대 G80 앞세워 제네시스 글로벌 전략 재편

입력 2020-03-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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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리먼 쇼크 뚫고 1세대 론칭…3세대 새 모델 앞세워 유럽과 중국 진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일본 완성차의 고급차 브랜드 대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을 공언해 왔다. 제네시스 G80 3세대 역시 이런 전략의 중심에 서 있다. 사진은 2015년 브랜드 출범 당시 정 부회장의 모습.  (사진제공=제네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일본 완성차의 고급차 브랜드 대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을 공언해 왔다. 제네시스 G80 3세대 역시 이런 전략의 중심에 서 있다. 사진은 2015년 브랜드 출범 당시 정 부회장의 모습. (사진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 핵심 모델인 3세대 G80 출시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공언해온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고급차 전략이 본격화됐다. 한국과 미국에 국한됐던 제네시스 시장은 새 모델을 시작으로 중국과 유럽까지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30일 제네시스는 G80 3세대 모델 신차발표회를 열고 본격적인 시판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출시는 ‘디지털 신차 발표회’로 대신했다.

새 모델은 이제껏 현대ㆍ기아차가 지닌 첨단 기술을 총망라했다. 안전과 편의 장비는 물론, 자율주행 기술도 한 단계 진보해 레벨3에 근접했다. 나아가 뚜렷한 개성을 담은 디자인 역시 출시 전부터 호평을 받았다.

G80 3세대는 단순히 신차 수준을 넘어선다. 정 부회장이 그동안 공언해온 글로벌 고급차 전략의 본격적인 신호탄인 셈이다. 한국과 미국에만 팔렸던 제네시스는 이제 G80 3세대를 앞세워 유럽과 중국시장에도 진출한다.

현대차그룹의 고급차 전략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토요타의 렉서스, 닛산의 인피니티가 북미 시장에 뛰어들며 효과를 내던 때였다. 같은 맥락으로 현대차는 1999년 에쿠스를 선보였다. 단일 모델로 에쿠스를 추진하고 향후 브랜드화(化)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기술력의 한계로 에쿠스 전략은 사장됐다. 이후 2005년 현대차는 ‘제네시스’ 프로젝트를 앞세워 고급차 브랜드 전략을 재추진했다. 이후 3년여 개발 기간을 거쳐 2008년 제네시스 1세대가 등장했다.

1세대 제네시스(BH)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뚫고 과감하게 시장에 진출했다.

시장에서 부정적인 견해가 이어졌지만 결국 현대ㆍ기아차 전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린 주인공이 됐다. 출시 이듬해인 2009년 ‘북미 올해의 차’에 처음 선정되는 등 데뷔 초기부터 성공 가능성도 내비쳤다.

2015년에는 특정 차명으로 머물러있던 '제네시스'를 고급차 브랜드로 독자화 했다. 이후 G80를 중심으로 세단 라인업은 3가지로 늘었고, 최초의 SUV인 GV80도 등장했다. 올 하반기에는 이보다 작은 SUV인 GV70도 합류할 예정이다.

기아차 디자인 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끈 정 부회장은 2012년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이후 꾸준히 고급차 전략을 챙겨왔다. 그는 단순하게 독일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를 경쟁상대로 꼽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고급화 전략을 공언할 때 언제나 독일 ‘포르쉐’를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감성 품질을 끌어올려서 포르쉐 정도의 품질이 나와야 한다” “포르쉐 정도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등의 발언을 자주 했다.

포르쉐는 21세기 들어 포르쉐는 2인승 스포츠카의 굴레를 벗어나 세단과 SUV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나아가 단순히 성능을 넘어서 독일 프리미엄 3사의 감성 품질을 뛰어넘는 고급차의 정점에 자리매김 중이다.

정 부회장이 추구하는 고급차 전략은 일본 메이커의 고급차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의 본고장인 유럽을 겨냥한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유럽과 중국 론칭을 위해 각각 현지에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제네시스 G80 3세대는 포르쉐를 겨냥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야심 찬 출사표를 담고 있는 셈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2008년 1세대 제네시스가 나올 때도 시장에서는 고급차 전략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면서 “결국 현재 자동차 소비심리 위축이 시작된 가운데 G80 3세대 모델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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