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31일 ‘건설 및 주택 규제 개혁 60대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주택 실소유자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선 거래세 인하 등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주택 거래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데, 문재인 정부 들어 보유세 부담도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보유세 인상에 따른 세 부담 증가를 고려하면 거래세 인하를 통한 종합적인 세제 운영 체계 속에서 장기적 운영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재산세에도 소득공제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건산연 측은 주택 금융 규제는 합리화하자고 주장했다. 주택 금융이 투기 억제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자산이 부족한 젊은 층의 주택 구매를 가로막고 있어서다. 서민 실수요자를 위한 디딤돌대출ㆍ보금자리론은 담보인정비율(LTVㆍ담보물 가치와 대출 상한 사이 비율)을 70%까지 인정하지만, 소득 요건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연구원 주장이다.
이번 보고서엔 주택사업 관련 부담금 제도를 개선하자는 주장도 담겼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과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 교통부담금이 대표적인 주택사업 부담금이다. 과다한 부담금은 이해 관계자 간 갈등을 부추기고 사업 동력을 떨어뜨린다.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 등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 산정 근거를 구체화하고 교통부담금 감면 요건을 완화하자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노후 아파트 안정성을 높이고 입주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리모델링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선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다 각종 규제에 묶여 있어 리모델링 활성화가 쉽지 않다. 보고서에선 취득ㆍ등록세 인센티브 부여, 리모델링을 위한 장기수선분담금 소득 공제 혜택, 규제 합리화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에선 인프라 투자 예산 확충, 예비 타당성 조사 제도 개선, 조달ㆍ하도급 규제 개선, 스마트 건설 기술 확대 등의 건설산업 진흥을 위한 조언도 담겼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과 기업이 체감하는 경제 불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해당 보고서가 21대 총선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정책 의사 결정의 지침서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