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집주인들의 반발 역시 거세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단체로 공시가격 이의신청에 나섰고, 급기야는 공시가격 인상안을 전면 철회하라는 청와대 청원글까지 등장했다. 시장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파트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이의제기 건수가 크게 늘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일 "2020년 공시가격 인상안의 전면 철회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정부는 지난 달 18일 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5.99% 올랐다. 서울의 평균 인상률은 14.75%로 2007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20% 이상 올랐다.
이에 청원자는 부동산 상승의 원인이 정부 정책의 실패 때문이라며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징벌적 과세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시가격이 인상되면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0여 개 지표에 연동된 준조세 부담도 늘어 중산층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택 수요자들도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79㎡형은 공시가격만 놓고 보면 올해 13억9200만 원으로 지난해 10억8000만 원 대비 40%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이 단지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한달 새 1억 원 이상 하락했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사는 "공시가격과 실거래 가격과의 괴리감이 커지면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졌다고 호소하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잠실동 리센츠 단지 등에서는 아파트 소유자들이 단체로 공시가격 이의신청에 나서고 있다.
일부 단지에선 "소득이 적은 퇴직자나 고령자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공시가격을 인상하면 세금을 감당할수 없을 것"이라며 단체행동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공시가격 이의제기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공동주택 이의신청건수는 2만8735건으로 2007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국토부는 공시가격 이의신청을 다음 달 8일까지 온라인이나 시ㆍ군ㆍ구청, 한국감정원을 통해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