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6살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손동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모(42) 씨의 살인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에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20년간의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구형했다.
조 씨는 지난해 8월 21일 오후 8시 56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 35분 사이에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다세대 주택에서 아내 A 씨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조 씨가 잔혹한 수법으로 피해자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범행 후에는 이를 은폐하면서 경마를 하고 영화를 봤다"며 "궁색한 변명으로 반성과 참회, 미안함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조 씨에게는 더는 인간다움을 찾아볼 수 없고, 인면수심 행위에 대해서는 상응한 책임을 묻는 게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행위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조 씨는 최후 진술에서 "사랑하는 와이프와 아들을 잃은 피해자다. 누구보다 범인을 잡고 싶어 하는 아빠다. 억울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조 씨의 변호인은 "조 씨에게는 피해자들에 대한 살해 동기가 전혀 없고, 사망 추정 시간과 조 씨가 범인이라는 직접적인 증거 역시 모두 부족하고 범죄를 입증하기에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살해 현장에는 범행 도구나 폐쇄회로(CC)TV 등 명백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현장 감식 자료와 감정 등을 통해 조 씨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그간 재판에서는 A 씨와 아들의 사망 시점을 두고 조 씨 측과 검찰의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침입 흔적이 없고, 위 속 내용물을 통한 사망 시간을 추정했을 때 조 씨가 집에 있을 당시 범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조 씨는 이를 통한 사망 시간 추정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4일 조 씨의 1심 선고 공판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