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존 재테크] 주택연금, 만 55세부터 가입…빚 상환에도 일시수령

입력 2020-04-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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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5세 기준 ‘5억 주택’ 소유자…月 76만8000원씩 연금 받아

“돈 넣을 데가 없다. 들고 있는 게 버는 거다” ‘코로나19’로 재테크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미생들의 한숨이다. 예·적금 금리는 0%대로 떨어졌고, 주식·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수익률은 곤두박질쳤다. 노후를 책임져 줄 퇴직연금에는 마이너스(-)가 찍혔고, 큰돈 벌어주던 부동산 투자도 정부 규제에 가로막혔다.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 우리 경제에 얼마나 내상을 입혔는지도 알 수 없다. 돈 버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언 노운 리스크(unknown·알지 못하는)’다. 전문가들은 목표 수익률을 낮추고, 위험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달러와 금이 유망상품으로 꼽힌다. 소득이 없다면 주택연금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경기도에 사는 A(59) 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아내(55)가 시간제로 일하는 꽃집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버는 돈은 100만 원 넘게 쪼그라들었는데, 애들 교육비에 보험, 대출까지 나갈 돈은 아직 수두룩하다. 재산이라고는 시가 5억 원짜리 아파트 한 채가 전부인데, 집을 팔고 거리로 나앉을 수도 없어 암담하기만 하다.

오늘(1일)부터 A 씨는 고민을 덜어 줄 ‘주택연금 개정안’이 시행된다. 가입 연령이 만 60세 이상에서 55세 이상으로 낮아지는 게 골자다. 부부 중 나이가 적은 사람이 기준이다. 정부는 115만 가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정한다.

주택연금은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일정 기간 또는 사망할 때까지 매달 일정액을 연금으로 받는 제도다. 역(逆)모기지론이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가입 당시 보유주택 가격과 가입자 연령에 따라 다르다. 기본 공식은 비싼 집에 살수록 받는 돈도 많아진다.

예를 들어 만 55세 가입자가 시가 5억 원짜리 집으로 주택연금을 받는다면, 매달 76만8000원 이 나온다. 7억 원짜리는 107만5000원, 9억 원짜리는 138만2000원으로 연금액이 뛴다.

나이가 많을수록 연금액도 커진다. 예를 들어 5억 원짜리 집으로 만 59세에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매달 98만2000원을 받지만, 가입시기를 55세로 당기면 월 수령액은 70만 원대로 줄어든다.

주택가격이 1억5000만 원 미만이고 부부 중 한 명이 기초연급 수급자(만 65세 이상)인 경우에는 일반 주택연금과 비교해 월 지급금을 최대 20% 더 받을 수 있는 우대형 주택연금을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주택연금에 가입한 후 집값이 뛰면 어떻게 될까? 주택연금은 가입자 사망 등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정산이 이뤄진다.

종료 시점에 주택 가격이 지금까지 받은 연금액과 보증료를 더한 금액보다 많은 경우, 남는 돈은 법정 상속인에게 반환된다. 반대의 경우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집값이 떨어져 연금액을 더 많이 받았어도, 상속인은 돈을 물어주지 않아도 된다.

물론 주택연금 가입 기간 도중에도 월 연금액 등을 상환하고 중도 해지할 수도 있다.

아직 빚(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중장년층은 주택연금 일시인출금을 활용할 수 있다.기존 대출을 상환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씨처럼 시가 5억 원짜리 집을 가진 만 55세의 경우 최대 1억3500만 원(연금지급 한도의 90%)을 일시에 인출해 대출금을 상환하고 남은 금액을 연금(월 지급금 7만7000원)으로 받을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조기 은퇴 후 공적 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이 부족한 중장년층도 주택연금을 이용해 매달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주택연금이 실질적인 노후 보장방안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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