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수능 연기'에 고3 수험생·학부모 혼란

입력 2020-03-3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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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ㆍ정시 입시 유형 선택 서둘러야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과 수능 2주 연기를 발표한 31일 원격수업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원격 교육을 위한 수업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과 수능 2주 연기를 발표한 31일 원격수업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원격 교육을 위한 수업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일정이 연기되자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온라인 개학으로 고3 수험생들에게 가장 우려되는 부문은 대학 입시에 한 축인 수시모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 내용의 부실화다.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발표하며 대입 일정도 조정했다. 구체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생 1학기 학생부 작성 마감일을 기존 8월 31일에서 9월 16일로 2주일 미루고,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도 9월 7~11일에서 9월 23~29일로 늦췄다. 수시모집에는 고3 1학기 학생부까지 반영된다.

대학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중요하게 보는 항목인 '교과학습발달사항'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교사가 수업과 수행평가 과정에서 학생을 관찰해 작성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 방식에서 제대로 된 학생 평가가 쉽지 않다.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은 원칙적으로 학생평가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화상회의식' 쌍방향 온라인 수업은 학생의 수업 태도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평가에 반영하게 할 예정이다.

이는 온라인 수업 방식에 따라 학생부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쌍방향 실시간 수업을 하는 경우에만 교사가 실시간으로 관찰한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어, 교사 간 온라인 수업 방식에 따라 학생부 내용 편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잇단 개학 연기로 학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고3 남모(18) 군은 "어느 때보다도 공부에 집중해야 할 시기지만 매일 집에서 수업을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어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미 학원은 정부의 권고에도 휴원율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여름방학이 짧아져 수시 준비 기간이 부족해지고 학생부 기록이 부실해지면 불안감을 노린 사교육이 이를 파고들 수 있다"고 말했다.

고3 자녀를 둔 김모(51) 씨는 "모두 같은 상황이라며 다독이고 있지만, 사실은 학부모인 나조차도 불안하다"면서 "학교 원격수업만으로는 충분한 학습이 이뤄질 수 없을 것 같아 학원을 다시 보낼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고3 학생들의 혼자 학습 기간이 길어지면서 수능에서 재수생보다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 대표는 수능 연기는 2주 미뤄졌지만, 개학 연기는 6주 가까이 된다면서 “개학 연기 기간에 재수생은 수능 공부를 시작했지만 고3은 담임교사도 못 만나서 정·수시 대비 전략조차 짜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3 학생들이 수시와 정시 중 어느 전형을 선택할지 빨리 결정하고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학년까지 내신·학생부가 다소 부족하면 수능에 집중하는 게 낫다”면서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부가 충실히 작성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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