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불안이 확산되고 금융권의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은행 직원들의 근무시간이 달라지고 있다.
대출 업무가 사실상 중단되고 예금 업무 역시 줄어들면서 지점 직원들은 평소보다 한 시간 이상 퇴근이 빨라지는 반면 본점 직원들은 상황 점검과 대책에 퇴근이 늦어지고 있다.
기업은행 지점 대출담당 직원은 “대출 업무가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할 일이 없어 퇴근이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비단 기업은행 뿐 아니라 시중은행 지점 직원들 대부분 같은 형편”이라면서 “전년 실적 대비 올 영업 목표가 정해져 있는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시중은행 지점, 특히 대부계 담당자들의 상황은 비슷했다. 이들은 “할 일이 없어 퇴근을 일찍 하다 보니 좋기는 커녕 불안한 마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 세계 증시 폭락에 환율 급등으로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프라이빗 뱅커(PB)들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인센티브가 큰 이들은 당장 수입도 줄어들고 있는데다 고객들의 항의에 울상이다.
국민은행 프라이빗 뱅킹(PB) 직원은 “홍콩 펀드 경우에는 반토막 이상 나는 등 국내외 펀드 가릴것 없이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대부분”이라며 “손해를 본 고객들의 항의에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상황에서 신규로 영업을 할 수도 없고 지점에 있어봐야 흥분한 고객들 응대해야하고,...차라리 일찍 퇴근하고 있다”고 털어났다.
씨티은행 지점 직원은 “퇴근이 빨라져도 스트레스는 더욱 많아져 체력적으로는 더욱 힘들다”며 “인세티브제다 보니 금전적으로도 힘들다”고 답했다.
반면 본사 직원들은 퇴근이 늦어지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끊임없이 각종 자료와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다”며 “특히 키코 사태 현황 자료와 대응방향에 대해 매일 작성해 보고하다 보니 9시가 넘어 퇴근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루하루가 피가 마르는 것 같다”며 “본점 기획부서나 외환 관련부서와 같이 급박한 금융시장 환경에 각종 보고서와 현황 파악에 야근은 기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