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V자형도 U형도 없다”…글로벌 경제 “나이키 스우시형 성장”

입력 2020-04-01 13:02 수정 2020-04-0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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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올해 글로벌 성장률 0.4%로 1982년 경제붕괴 이후 최저”…골드만삭스 “2분기 미국 성장률 -34%”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이. 단위 %. 흰색:실제 증가율/노란색 점선:코로나19 사태 발발 전 예상치/파란색:발발 초기/노란색:최신 예상치. 출처 블룸버그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이. 단위 %. 흰색:실제 증가율/노란색 점선:코로나19 사태 발발 전 예상치/파란색:발발 초기/노란색:최신 예상치. 출처 블룸버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V자형 경제 반등을 기대하던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쏙 들어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어스 이코노미스트 팀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을 종전의 마이너스(-)24%에서 무려 -34%로 하향 조정했다. 실업률도 올해 중간에 15%로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 전망은 9%였다.

보고서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기업에 막대한 타격을 주면서 대량 실직을 초래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2분기에 지금까지의 예상보다 훨씬 더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나마 골드만삭스는 올해 3분기 미국 성장률이 19%로 반등하는 등 V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 사이에서는 점점 더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 경제가 탄력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경제 난기류와 주요 국가의 봉쇄 정책 등으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제로(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폴 그루엔왈드 S&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활동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전례 없는 충격이 계속됨에 따라 우리는 올해 글로벌 성장률이 0.4%에 그치고 나서 2021년에는 4.9%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CNBC방송은 S&P가 제시한 전망은 매우 충격적인 것이라며 이는 1929~1933년 대공황 이후 최악이었던 1982년 경제붕괴 당시의 글로벌 성장률 0.43% 이후로는 이런 수치를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망이 맞는다면 올해 글로벌 경제는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침체에 빠지게 된다.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기 전 S&P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3%였다.

S&P는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는 지난해보다 45% 급감했고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각각 14%, 21% 줄어들었다”고 추정하면서 “신흥시장 자본은 이전의 그 어떤 글로벌 경제위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으며 뉴욕증시 S&P500지수는 불과 22거래일 만에 30% 폭락하는 기록적인 속도를 나타내고 ‘공포지수’로 유명한 변동성지수(VIX)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설명했다.

S&P는 미국과 유럽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1.3%와 -2.0%로 예상했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3%로 작년 대비 반 토막 날 전망이다. 최근 13억 인구에 대해 21일간의 봉쇄령을 내린 인도 성장률 전망은 -3.5%로 훨씬 암울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2분기 말까지 코로나19가 사라질지 확실하지 않다”며 “여름까지 지속되면 모든 경제적 충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V자형이나 U자형의 회복이 아닌 유명한 나이키 로고 ‘스우시(Swoosh)’와 같은 형태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최대 -25%로 추락하고 3분기에는 15%로 강하게 반등했다가 4분기에는 기본적으로 비틀거리며 정체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주요국의 2008년 말 이후 추가된 순가계 부채 규모. 단위: GDP 대비 비중(%포인트). 앞에서부터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한국 태국 스위스 노르웨이 중국. 출처 블룸버그
▲세계 주요국의 2008년 말 이후 추가된 순가계 부채 규모. 단위: GDP 대비 비중(%포인트). 앞에서부터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한국 태국 스위스 노르웨이 중국. 출처 블룸버그
블룸버그는 많은 기업이 얼마나 빨리 정상화하느냐에 글로벌 경기회복이 달렸다고 강조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달 중순 2500만 개의 글로벌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전문가 대부분이 세계 양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에서만 각각 그와 비슷한 규모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관측한 것을 감안하면 ILO 전망도 매우 보수적인 수치다.

다국적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미국 가계의 4분의 1이 이미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형편”이라며 “미국인의 40%는 돈을 빌리지 못한다면 400달러의 돌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가계와 기업이 요금을 낼 수 없어 파산하거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내는 재정적 정체(Financial Gridlock)가 일어나는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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