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통합 저지 사력…지역 감정까지 '자극'

입력 2008-10-08 10:49 수정 2008-10-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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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통합한 통합공사(가칭 한국토지주택공사)안을 발의하자 토지공사 노조가 홍 의원과 '맞짱 토론'을 주장하는 등 통합 저지를 위해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토지공사 노조가 통합저지운동의 정치 쟁점화를 위해 지역감정까지 활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토공 노조는 노조 임시홈페이지(http://klcunion.lplus.or.kr/open/main.asp)를 통해 주ㆍ토공 통합에 대한 반대 논리를 전개했다.

토공노조는 메인 페이지에서 공기업 선진화는'공기업 후퇴화'라고 규정하고 특히 '동진(東進)화'란 표현을 사용해 주공 흡수 통합시 경남 진주 혁신도시가 혜택을 입게 됨을 강조하고 있다.

토공은 이 게시판에서 공기업 선진화를 "정치적 힘으로 토지공사를 진주로 보내기 위함"이라고 표현, 공기업 선진화를 지역대결 구도 안으로 집어넣고 있다.

현재 주ㆍ토공 통합 문제는 혁신도시 문제로까지 확산된 상황이다. 참여정부 때 제정된 혁신도시계획안에 따라 토지공사는 전북 익산으로, 그리고 주택공사는 경남 진주로 각각 이전하기로 확정된 상태다. 이에따라 토지공사가 주공에 흡수ㆍ통합될 경우 전북 혁신도시의 정체성을 두고 전북지역과 민주당을 중심으로 논란이 제기돼오고 있다.

토공이 주ㆍ토공 통합저지 방법론으로 지역감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정치논리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주도로 공기업선진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야당인 민주당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란 게 주변의 시각이다.

주ㆍ토공이 통합된다고 해서 통합공사가 모두 경남혁신도시로 이전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하지만 토공 측은 지역감정을 자극해 정치권을 움직이기 위해 이 같은 통합 저지 전략을 세운 것이란 게 이들의 이야기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최근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주ㆍ토공 통합이 기정사실화 됐지만 야당인 민주당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자 토공 측이 지역감정까지 활용, 정치적 쟁점화를 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국회에서 야당이 반대를 하게되면 정부 주도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 추진이 다시 연기돼 통합논란이 유야무야될 것이란 게 토공의 기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토공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로비를 펼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지 오래다. 지난 3일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최욱철(무소속/강원 강릉)은 토공측이 부서별로 특정 의원을 '전담 마크'하는 형식으로 오래 전부터 로비를 해왔다는 의혹을 밝힌 바 있다.

토공의 지역감정 활용은 공기업 선진화 정치 쟁점화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일과 7일 있었던 2008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그간 공기업 선진화에서 민영화 대상이던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부문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주ㆍ토공 통합 반대로 돌아선 것.

하지만 이같은 토공의 '생존전략'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한 전문가는 "통합이 된다고 해서 고용에 위험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택지개발 기득권을 조금이라도 뺏기기 싫다는 이유로 지역감정까지 활용하는 모습이 보기 안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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