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겪는 K뷰티, M&A 매물 늘었지만 거래는 ‘부진’

입력 2020-04-0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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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매각 작업이 ‘주인 찾기’에 애를 먹고 있다. 제2, 3의 카버코리아나 스타일난다 등의 대박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며 M&A 시장에 줄이어 매물들이 나오고 있지만, 예상과 달리 거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까지 일면서 K뷰티 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내 화장품 관련 업체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화장품 제조 및 판매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인 코스온이 디자인 중심 화장품 업체 아우딘퓨쳐스에 대한 지분 취득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 상황이 악화돼 사업 확장 및 대외적인 경쟁력 재고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또 색조화장품 브랜드 ‘투쿨포스쿨(Too Cool For School)’도 지난해 7월 노무라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으나 매각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밖에도 IB업계에 따르면 미미박스 한국법인도 매각자문사를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2016년~2018년부터 국내 대표 사모펀드인 IMM PE의 에이블씨엔씨 지분 인수에 이어 ‘카버코리아’ ‘스타일난다’ 등 대박 사례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국내 투자업계에는 K뷰티 투자 바람이 불었다. 실제 국내 뷰티 업체들이 대규모 M&A의 주인공이 된 결정적 배경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활약이 주효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지난달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과 국제무역센터(ITC)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중국의 수입 화장품 시장 1위 자리를 일본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3년간 중국 수입시장 왕좌를 지켰던 한국 화장품은 일본에 이어 프랑스에도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사태로 촉발한 중국의 한한령 조치로 업계 불황이 지속된 데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올해 화장품 업체들의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수출도 줄어든데다 국내 소비 심리까지 크게 위축됐다.

IB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에 큰 영향을 받는 화장품 업계가 M&A 시장에서 활약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화장품 업체들의 딜은 시장에 나와도 잘 소화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앞서 K뷰티 바람에 힘입어 과잉 투자 등의 우려가 나왔던 만큼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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