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임박한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불편한 관계가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져 추 장관이 감찰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에서 "기자를 통해 검찰의 위협을 받았다"는 현직 검사의 주장이 나오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제기된 ‘검언유착’ 의혹과 유사한 경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진 검사는 “얼마 전 대검찰청과의 친분을 내세우는 한 기자가 난데없이 사무실로 전화해서 지금 대검에서 감찰 중이니 알아서 처신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신라젠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수사와 관련해 현직 검사장이 종합편성채널 기자와 유착한 의혹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작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일련의 의혹들은 총선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추 장관 등 여권과 윤 총장의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윤 총장은 정치권 연루설까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건 수사를 직접 챙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이 여권 인사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윤 총장은 지난 2월 철저한 수사를 강조하며 수사팀 보강을 지시한 바 있다.
반대로 추 장관은 검언유착과 관련해 정보를 흘렸다고 의심받는 윤 총장 측근 검사장에 대한 감찰 가능성을 시사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추 장관은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사실이라면 대단히 심각하다”며 “사실 여부에 대한 보고를 받아보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면 감찰이라든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 감찰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에 연루된 최 전 비서관 기소 과정을 두고 벌어진 갈등에서도 검찰에 대한 감찰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실제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추 장관은 윤 총장 장모 최모 씨의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에 대해서도 “의정부지검에서 초보 단계 수사를 하고 기소했지만,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상황이 심각하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를 해야 할 사안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의정부지검은 지난달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최 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최 씨는 토지매입 과정에서 350억 원대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전부터 수차례 국정감사 등에서 제기됐던 의혹이지만 최근 다시 논란이 되면서 검경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에 대해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 여권은 연일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