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가구당 천마스크 2장 배포’ 되레 반발만 샀다

입력 2020-04-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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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이상 가구는 어쩌라는 거냐”…일본인들 불만 봇물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의원(상원) 결산위원회에 참석해 의사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의원(상원) 결산위원회에 참석해 의사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전국 5000여만 가구에 재사용 가능한 천 마스크를 2장 씩 배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가 되레 비판에 직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품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이지만,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는커녕 반발만 사게 된 것이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는 전날 저녁 총리 관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부 대책 본부 회의에서 “감염자 수가 많은 도도부현부터 차례로 (천 마스크) 배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세탁할 수 있고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천 마스크를 5000만 세대 전체를 대상으로 2장씩 배포하기로 한 것”이라며 “1장 가격은 200엔 정도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이 같은 대책에 일본인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방역 마스크도 아닌 천 마스크를 나눠준다는 점은 물론, 3명 이상의 가구는 마스크를 어떻게 나눠 사용해야 하냐는 것이다. 도쿄도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성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자신의 집은 6인 가족이라고 소개하면서 “어른이야 포기하지만, 이제 마스크를 누가 쓸지 아이들 넷이 가위바위보를 해야…”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구당 평균 가족 수는 2.4명인데 왜 2장으로 했느냐는 질문에 스가 장관은 “아이들에게는 별도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1100만 장의 천 마스크를 우선 공급해왔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또 아베 총리는 천 마스크 배포 방침과 함께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감염자의 폭발적 확대를 거론하면서, ‘미즈기와 대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미즈기와란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코로나19 방역 정책 중 하나로 공항이나 항만을 통한 해외 감염원의 유입을 막는 것이다.

전날 아베 총리는 한국, 중국, 미국과 유럽 대부분 국가 등 49개 국가·지역의 전역을 출입국관리법에 근거한 입국 거부 대상으로 추가한다고 말했다. 이 조치는 오는 3일 0시부터 이달 말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일본 출입국관리법상의 입국 거부 대상이 되면 최근 2주 이내에 해당 지역에 체류한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일본에 입국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해외에서 들어온 모든 입국자에게 자택이나 숙박시설에서 14일간 대기할 것을 요청했다. 귀국한 일본인들도 대상이다. 입국을 거부하는 나라 및 지역에서 귀국하는 일본인에게는 바이러스 감염을 조사하는 PCR 검사가 요구된다. 만약 음성이 나왔더라도 자택이나 숙박시설에서 14일간 대기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일 266명 증가, 3207명으로 늘었다고 NHK가 전했다. 이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712명)를 포함한 것이다. 확진자 중 사망자는 3명 늘어나 80명이 됐다. 크루즈선 탑승자를 제외한 지역별 확진자는 도쿄도 587명, 오사카부 278명, 지바현 185명, 아이치현 183명, 홋카이도 180명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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