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주 만에 서울 인구 맞먹는 실업자 발생…최악 실업대란은 이제 시작

입력 2020-04-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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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신규 실업자 수, 2주 연속 사상 최대치 경신…3월 비농업 고용, 9년 만에 최악 수치 전망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추이. 단위 100만 건. 3월 넷째 주 664만800건.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추이. 단위 100만 건. 3월 넷째 주 664만800건.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주 만에 우리나라 서울 인구와 맞먹는 실업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상 최악의 실업대란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전했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664만8000건으로, 2주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 376만 건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이다. 3월 셋째 주 집계도 종전의 328만3000건에서 330만7000건으로 상향 수정됐다.

미국에서 불과 2주 만에 1000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 셈이다. 픽텟웰스매니지먼트의 토머스 코스테르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이코노미스트로서 내 인생에서 이와 같은 수치를 목격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더 많은 주가 자택격리 명령을 내리면서 신규 실업자 수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지난 경기침체 당시 고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20% 실업률도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미국 노동부가 3일 발표할 지난달 고용보고서에 쏠려 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3월 비농업 고용이 10만 명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에서 월간 비농업 고용이 10만 명 줄어든 것은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복하던 시기인 2011년 2월이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CNBC는 고용보고서 설문조사가 코로나19에 의한 주정부의 이동 제한 명령과 기업의 직원 해고가 본격화하기 전에 이뤄진 것이어서 3월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이클 가펜 바클레이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보고서의 주요 메시지는 고용시장 상황이 3월부터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3월 셋째와 넷째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통해 이미 그런 사실을 목격했으며 4월이 고용시장에 재앙이 될 것을 안다”고 설명했다.

3월 실업률은 50여 년 만의 최저 수준이었던 3.5%에서 3.8%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여전히 이는 앞으로 다가올 고용시장 혼란을 아직 반영하지 않은 수치라고 전문가들은 거듭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향후 수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지금처럼 끔찍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사업을 중단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이미 사업을 접은 기업도 남아있는 비용 처리를 위해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어 실직자들이 폭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이런 업무 중단 영향이 공급망 전반으로 파급, 새로운 실업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WSJ는 ‘2주 이상 실업보험을 받는 사람(총 수급자 수)’이 얼마나 되는지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데이터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보다 1주일 늦게 발표된다. 이날 발표된 최신 데이터인 3월 셋째 주 총 수급자 수는 전주의 178만 명에서 303명으로 급증했다. 오는 9일 발표될 3월 넷째 주 총 수급자 수는 2009년 5월 기록한 664만 명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WSJ는 내다봤다.

만일 이 수치가 감소세로 향하면 기업이 다시 업무를 재개하고 직원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경기침체가 끝나가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가 될 것이다.

그러나 터널의 끝을 빠져나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KMPG의 콘스탄스 헌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고용시장의 위축 속도와 규모는 전례가 없다”며 “앞으로 몇 주안에 수백만 건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더 나오고 2000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비관했다. 이어 “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대공황에서도 이런 사태를 보지 못했다”며 “소비 전체가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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