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3월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주간의 이동 금지명령을 내린 탓에 완성차 공장이 가동을 멈췄고, 판매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인도를 주요 시장으로 두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도 판매가 절반가량 줄었다.
3일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 국민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 하게 하는 조처를 내렸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서로 접촉하지 않고 집 안에만 있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3주간 절대 집 밖으로 나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날 자정부터 전국에 이동금지 명령을 내렸다.
인도 정부가 강경한 대책을 내린 데에는 인구가 13억 명에 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렵고,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급속한 확산 시 대처가 어렵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완성차 업계는 공장 가동은 물론 판매 대리점의 영업까지 차질을 빚게 됐다. 여기에 소비 위축까지 더해지며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은 급감했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마루티 스즈키(Maruti Suzuki)는 3월에 전년 대비 46% 줄어든 7만9080대를 팔았다.
바르가바(Bhargava) 마루티 스즈키 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인도의 자동차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위기도 지나갈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다른 인도 현지 업체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쌍용차의 대주주이기도 한 마힌드라&마힌드라는 3월 판매량이 88% 감소한 5600대에 그쳤다.
타타 자동차도 판매가 84% 줄었다. 이 회사는 투자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아예 당분간은 월 단위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ㆍ기아차도 판매가 줄었지만, 마힌드라와 타타보다는 하락 폭이 적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전년 대비 47% 감소한 3만2279대를 판매했고, 기아차 역시 전월보다 52.3% 감소한 7466대를 팔았다. 현대차 인도 생산기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기아차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각각 가동을 중단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공장에서 현지 전략 차종인 상트로, i10, i20 등 69만대를 생산해 인도와 인근 지역에 판매했다.
지난해 12월 생산을 시작한 기아차 인도 공장은 셀토스와 카니발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