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 SM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남선알미늄 주식 일부를 약 30억 원에 사서 185억 원의 차익을 올리고 엑시트(차익실현)했다. 이낙연 전 총리 동생을 계열사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남선알미늄이 ‘이낙연 테마주’로 엮인 덕분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 회장은 지난달 말 남선알미늄 주식 전량을 약 110억 원에 장내매도했다. 지난해 6월에 약 105억 원어치를 팔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 회장은 총 215억 원을 손에 쥔 것으로 분석된다. 주당 평균 매각가는 4405원이다.
우 회장의 남선알미늄 투자기간은 14년으로 수익률은 625%다. 성공적인 장기투자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테마주’로 엮어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 대부분은 2018년 5월 이 전 총리 동생인 이계연 전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을 계열사인 삼환기업 대표로 선임한 이후 2년에 집중됐다. ‘이낙연 테마주’로 분류되며 급등했고, 그 결과 우 회장은 총 차익(185억 원) 중 147억 원을 최근 2년 사이에 벌었다. 실제 이 전 총리 동생을 채용하기 직전까지 우 회장의 수익률은 지난 12년 동안 128% 수준에 그쳤다. 2년 사이에 5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우 회장이 처음 남선알미늄 지분을 취득 한것은 2008년이다. 남선알미늄은 그해 12월 대우라이프를 흡수합병했는데, 우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대가로 남선알미늄 지분 4.47%(41만 6000여 주)를 넘겨받았다.
앞서 우 회장은 삼라그룹이 2006년 6월 대우라이프를 인수할 당시 지분 20%를 개인 명의로 인수했다. 우 회장과 함께 대우라이프 지분 30%를 인수한 삼라가 해당 지분의 취득원가를 38억 원을 기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 회장의 해당 지분 인수가액은 약 25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주식은 남선알미늄이 2009년 10월 10대1 주식분할하면서 416만여 주(수정주가 683.1원)로 늘었다. 우 회장은 2011년 8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당 561원에 주식을 71만 주 사들였다. 이를 모두 고려하면 우 회장의 남선알미늄 매입단가는 약 607원이다.
남선알미늄의 주가는 2013년까지 우 회장의 매입단가보다 낮거나 비슷한 600원대를 맴돌았다. 이 전 총리 동생을 선임하기 전날 주가(종가기준)는 1390원이다.
본격적인 지분가치 상승은 이 전 총리 동생을 계열사 대표로 선임하면서 시작됐다. 남선알미늄 주가는 2018년 5월 24일 이 전 총리의 동생인 이 씨를 SM그룹사인 삼환기업 대표로 선임한 후 ‘이낙연 테마주’로 분류되며 지난 3일 종가 기준 6400원까지 급등했다.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5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우 회장은 607원에 산 남선알미늄 주식을 4405원에 팔아 높은 수익을 올렸다. 신규 채용 인사 한번으로 2년도 안 돼 147억 원을 추가로 번 셈이다.
이 같은 주가의 가파른 오름세를 기업 가치 상승으로 해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남선알미늄의 지난해 매출액은 32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10억 원으로 65.0% 줄었다. 물적 분할로 관계기업투자주식이 분할 회사로 이전된 데 따른 것이다. 2018년과 비교해도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고 당기순익은 57% 줄었다.
이는 소액주주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6월 17일 우 회장의 지분 매각이 공시된 후 남선알미늄의 주가는 종가 기준 4080원에서 한 달 만인 7월 29일 2810원으로 31.12% 급락했다. 결국 주가가 다시 4000원대로 회복한 것은 총선시즌이 다가오며 정치 테마주가 주목받기 시작한 올해 1월이다.
한편 이 전 총리의 동생인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삼환기업 대표에서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