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현장] ‘투표용지 인쇄 D-1’ 민병두 “배봉산 아랜 물밑 없다”… 장경태와 단일화·후보 사퇴 선그어

입력 2020-04-0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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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단일화요? 배봉산 아래엔 물밑이 없습니다.”

21대 총선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하는 민병두 무소속 후보는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6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있는 배봉산 근린공원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물밑 협상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선을 그었다.

5일을 기점으로 후보 사퇴 및 완주 여부가 주목된 가운데, 민 후보는 완주 의사를 드러내며 “동대문을 바닥 민심은 제게 향해있다”며 “공천과정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느끼면 따르지 않을 수 있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후보와 3파전 양상인 서울 지역구로는 동대문을이 두드러진다. △관악갑(유기홍, 김성식 후보)의 경우, 여론조사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고, △영등포을(김민석, 박용찬, 이정현 후보)은 여론조사가 미발표된 상태다.

일반적으로 투표용지 인쇄일인 6일 이후 사퇴 시 해당 후보 이름이 투표용지에 그대로 남아있어 유권자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늦어도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10일 전까지 단일화를 이룬다면 지지층 결집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동대문을 또한 민주, 개혁 성향의 범여권 지지자 입장에선 민주당 컷오프(공천 배제)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한 민 후보가 사퇴 시 장경태 후보에 힘을 실을 수 있다.

반면 야권 지지자 처지에선 민병두 후보 사퇴 시나리오가 달갑지 않다. 여론조사 발표 다음 날인 3일 중랑천 뚝방길에서 만난 이혜훈 후보 역시 이투데이에 “민병두 후보가 사퇴하지 않는 게 저희 쪽엔 도움이 된다”고 했다.

여론조사도 혼전이다. 지난달 31일 KBS 의뢰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장경태 후보 35.7%, 이혜훈 후보 32.2%, 민병두 후보 17.7%였고(조사기간 29~30일), 이달 1일 나온 SBS 의뢰 입소스 조사에선 장경태 31.3%, 이혜훈 28.3%, 민경태 24.8%였다. (조사기간 28~30일)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장안사거리에서 만난 한 민병두 후보 지지자는 “사퇴는 지지율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민병두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16%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후보 사퇴를 고려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론조사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장경태 후보로선 오히려 ‘단일화’라는 자체가 달갑지 않다는 표정이다. 장경태 후보는 지난 3일 이투데이에 “야권 연대가 아니기에, 단일화라는 표현엔 동의할 수 없다. 다만, 완주 조건에 대한 약속은 지키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민병두 후보가 자신의 SNS에 “1위가 어려우면 민주당 청년 후보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후보 사퇴 혹은 완주를 바라보는 동대문을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한 30대 여성은 “민병두 후보가 지역을 위해서 이전부터 활동하신 건 알겠지만 사퇴 조건에 대해 말씀하신 건 지켜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정치인이면 뱉은 말은 지켜야하는 게 아닌가 싶다. 말씀을 안 지키는 건 정치인으로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장경태 후보를 지지한다는 그는 “괜히 중간에서 어부지리로 이혜훈 후보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다”고 전했다.

동대문을에 5년 거주한 60세 남성은 “민병두 후보가 사퇴할 것으로 보고, 또 사퇴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서로 갈라먹기하면 (범여권이) 피해를 본다. 민 후보가 공천을 못 받은 거니 승복하고 다음 기회를 보고 노력하면 되는 건데 굳이 무소속 후보로 나갈 필요가 있나 싶다”고 했다.

장경태 후보 연설을 지켜보던 50대 후반 여성은 “저는 토박이인데 민병두 후보가 이길 것이다. 첫째, 동대문구 사람을 잘 알고, 주민들 이름도 대부분 알 정도다. 둘째, 전농동 보행길, 배봉산 근린공원 단장 등 일을 너무 잘 한다”고 말했다.

동대문을에 30년 이상 거주하고 1000명이 넘는 지역 내 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는 63세 남성은 “2~3일 내로 판단해야 할 텐데 아직 마음 결정을 안 했다. 여당을 지지하는 편이었는데, 아직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면서 “민병두 후보에 대해서도 상당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편인데, 공천에서 탈락된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이번이 참 어렵다, 그 어느 때보다도”라고 ‘스윙보터(swing voter)로서 표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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