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6일 오후 예정돼 있던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취소하고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5대 민간 금융지주와 국책은행, 보증기관을 포함한 정책금융 기관 대표들과 긴급 금융지원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 현장에 있는 의료진의 헌신이 환자를 구하듯 적극적 금융이 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살릴 수 있다”면서 “대책을 잘 마련했지만 시행이 적시적소에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대출을 받는 데 여전히 어려움이 많은 시점인 만큼, 이 부분을 각별하게 챙겨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100조 원의 적시적소 지원에 힘을 보태기 위해 금융권의 짐을 덜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과실이 있을 수 있으나 특별히 다른 고의가 없다면 기관이나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 점은 분명히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청와대와 정부가 두 차례의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마련한 비상금융 조치가 절차 등에 얽매여 신속한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로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긴급 대출을 받기 어렵다”는 호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이달 1일부터 금융사에 대출원금 상환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를 신청하고 있고, 소상공인들은 은행에서 연이율 1.5%의 초저금리 대출을 신청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지원하는 대출 중 만기가 3년으로 가장 긴 소상공인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 대출에 수요가 몰려 병목현상이 생기는 등 현장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긴급 대책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이 이날 간담회에서 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기업의 위기가 심화하고, 이것이 고용 악화와 가계 소득 감소 등의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면 경제 위기도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과중한 업무로 부담을 느끼는 금융권을 다독이는 발언도 했다. 문 대통령은 “몰려드는 업무로 힘들겠지만 당장 생계 위협을 겪는 분들을 위한 긴급자금인 만큼 신속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금융은 방역 현장의 의료진과 같다. 의료진의 헌신이 환자를 구하듯, 적극적인 금융이 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살릴 수 있다”며 금융권에서 최선을 다해 역할을 해준 데 대해 감사 인사를 했다.
금융권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의 순간에 진면목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며 “위기의 순간 금융이 국민과 기업에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거센 비바람을 맞고 있는 기업들에 든든한 우산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정부도 금융권의 애로를 경청하고, 도울 일은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