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의 항공기 생산을 결국 중단했다. 이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내 모든 보잉 항공기 생산이 멈췄다.
6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의 787 드림라이너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날 시애틀 지역의 항공기 제조공장 폐쇄를 무기한 연장한다고 밝히면서도 사우스캐롤라이나 생산은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을 전격 선회한 것이다.
보잉은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필수품 구매와 가족 방문을 제외하고 자택에 머물라”는 ‘외출 금지령’을 발표하자 결단을 내렸다.
이로써 기존 여객기보다 동체의 단면적이 커서 수송 정원이 많은 여객기인 787드림라이너 생산 공장 두 곳이 모두 가동을 중단했다. 보잉은 지난달 25일부터 2주간 787드림라이너 등을 생산하는 워싱턴주 에버렛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워싱턴 주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직원이 늘어나는 데다 에버렛 공장 직원 한 명이 사망하면서다.
737맥스 기종의 잇단 추락사고에 따른 운항 정지로 경영난에 빠진 보잉은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항공 수요까지 급감하면서 다른 지역 공장도 줄줄이 폐쇄해 왔다. 지난달 25일 시애틀 지역 공장을 2주간 폐쇄한 데 이어 지난 5일 “추가적인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를 무기한 연장했다. 보잉은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 워싱턴주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 공급망의 신뢰도, 정부 보건당국의 추가적인 권고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델라웨어 리들리 타운십 공장의 가동을 2주간 중단한 후 오는 20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잇단 추락 사고로 보잉 737 맥스의 운항 중단이 장기화하자 1월에는 워싱턴주 렌턴에 위치한 737맥스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항공 수요 급감에 주문 취소가 잇따르면서 자금 사정이 악화한 보잉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용 동결, 초과 근로 중단에 이어 명예퇴직까지 실시했다. 미국 정부에 600억 달러(약 74조 원)의 구제금융도 요청했다.
미국 내 항공기 생산까지 모두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에 접어들면서 보잉의 시름이 더 깊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