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WHO에 작심 보복하나…“자금지원 보류 검토” 압박

입력 2020-04-08 10:24 수정 2020-04-0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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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미국에서 막대한 돈 받지만 아주 ‘중국 중심적’”…초기 사태 경시 의혹에는 “나는 미국의 치어리더” 반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일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일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를 거세게 비판하면서 자금지원을 보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위협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일 브리핑에서 WHO에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잘못한 책임이 있다며 자금지원 보류를 검토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아예 WHO에 대한 자금지원을 끊어버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WHO에 대한 자금지원을 보류할 것이다. 우리는 매우 강력하게 보류할 것이며 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 분 후에는 자금보류 선언에서 다소 후퇴해 기자들에게 “자금지원 보류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글로벌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지금이 자금을 동결할 최상의 시기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보류하겠다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검토할 것”이라며 “우리는 조사하고 들여다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WHO가 정말로 망쳐버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WHO는 미국으로부터 대부분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아주 ‘중국 중심적’”이라며 “더 가까이에서 그들을 살펴볼 것이다. 운 좋게도 나는 초기에 중국과의 국경을 열어둬야 한다는 그들의 조언을 거절했다. 그들은 왜 우리에게 이런 잘못된 권고를 했는가”라고 성토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WHO는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돈을 받는다. 우리가 내는 돈이 가장 비중이 크다”며 “그러나 WHO는 나의 여행금지 조치를 동의하지 않고 비판했다. 그들은 잘못 짚었고 시점을 놓쳤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자금을 지출하는지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지난 1월 말 중국 체류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입국을 금지하기로 결정하고 코로나19 진원지인 후베이성에서 들어온 미국 시민에 대해서는 2주간의 격리를 의무화했다.

당시 WHO는 “일반적으로 공중보건과 관련된 긴급 상황에서 사람과 재화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은 대부분 효과가 없다”며 국경 봉쇄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1월 말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고한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이를 무시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변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나바로 국장이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경우 5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사망할 수 있고 경제에 수조 달러의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의 메모를 트럼프에게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는 이와 관련해 “문서가 제출됐을 당시 이를 보지는 못했다”며 “아마도 백악관 직원 중 누군가가 그것을 받았을 가능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미국의 치어리더다. 혼란과 충격, 그 밖의 모든 것을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 “또 팬데믹에 대한 대응은 신속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이뤄졌다”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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