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삼성전자의 3나노(nm) 양산이 1년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8일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 계획이 2021년에서 2022년으로 1년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물류 및 운송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EUV(극자외선)를 비롯한 중요한 생산장비 배송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3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데,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감소하고 처리 속도가 향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인 ‘차세대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을 소개했다. 5나노 제품에 비해 칩 면적을 약 35%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키면서 성능(처리속도)은 약 30% 향상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확보한 3나노 공정 기술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중요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올해 초 이 부회장은 새해 첫 행보로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기술을 보고받았다.
3나노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현재 7나노 이하 미세공정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두 곳이다.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이 지연될 경우 최신 물량 수주를 놓고 TSMC와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TSMC는 올해 상반기 5나노, 2022년 3나노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연내 대만 북부 신주 (Hsinchu)에 3나노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고, 내년 3나노 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가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 계획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연초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이 나아지며 이르면 상반기 말, 또는 하반기부터 물류 이동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추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3나노 양산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한 두 달 장비 반입이 지연된다고 해서 양산 일정이 크게 타격을 받지는 않는다. 아직 충분히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장비사나 협력업체와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