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내수ㆍ해외 이중고에 매출 70%↓"

입력 2020-04-08 14:18 수정 2020-04-0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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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손미경 기자 sssmk@)
(일러스트=손미경 기자 sssm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번지면서 패션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해외 바이어의 주문을 받아 의류를 생산하는 패션업체들은 미국, 유럽 바이어의 일방적인 주문 취소로 사업이 막혔고, 봄ㆍ여름 상품 대금 지연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다 인력 구조조정까지 나서고 있다.

신성통상은 수출사업 부문 근로자 220여 명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20여 명을 권고사직 처리한다고 8일 밝혔다. 이날 신성통상 측은 서면 통지 없이 전화로 당일 해고를 통보했다는 논란에 대해 “권고사직 관련 면담을 전화로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성통상에 따르면 해외 바이어의 주문 취소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20~25명에 대해 권고사직 면담을 시행했다. 현재 20명가량이 권고사직에 동의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회사가 고용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도록 했는데 신성통상 측은 이를 신청하지 않았다. 신성통상 측은 “현재 해외 바이어의 주문이 절반가량 취소됐다. 고용유지지원금 신청도 검토하긴 했는데 해외 바이어가 주문을 취소하고 언제 다시 주문을 재개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지원을 받고 고용을 유지한다고 해도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고사직한 직원들에게는 상황이 나아지면 재입사해서 같이 근무하자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탑텐 아산 풍기점 (사진제공=탑텐)
▲탑텐 아산 풍기점 (사진제공=탑텐)

신원그룹 역시 해외 바이어의 주문 취소로 해외사업부 소속 팀원 7명이 권고사직했다. 신원그룹은 3월 말께 해외사업부 소속 팀 7명에게 4월까지만 근무하라며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이들에게는 4월 급여와 함께 위로금이 지급된다. 신원그룹 측은 “해외 바이어 주문 생산 영업 자체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신원그룹은 또한 여성 의류 브랜드 ‘비키’의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할 방침인데 이에 따라 매장 관리 직원 19명가량의 인원 역시 감축할 계획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시작되고 나서 국내 매출이 조금씩 빠지는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해외 바이어들까지 주문을 취소하면서 현재 매출이 70% 가까이 줄어들었다. 내수와 수출 다 문제가 되고 있고 언제 다시 사업이 재개될지 몰라 인원 감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상품 불매운동으로 매출 타격을 입은 유니클로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도 최근 배우진 대표가 '구조조정'이라는 단어가 쓰인 이메일을 사내 인사부문장에게 보내려다 오류로 전 직원에게 잘못 발송되면서 구조조정 설이 불거지고 있다. 회사측은 전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개인적인 실수라며,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진화에 나섰으나 직원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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