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세계보건기구(WHO)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가열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WHO의 업무를 변함없이 확고히 지지한다”면서 “WHO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제 방역 협력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국제사회의 인정과 찬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HO를 향해 중국 중심적이라며 자금 지원을 끊을 수 있다고 위협한 데 대해 WHO를 강력히 편들고 나선 것이다.
자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금 지원 보류 시사 관련 “국제적 방역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세계 각국이 공동으로 글로벌 전염병 확산 저지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일 브리핑에서 WHO의 초기 대응이 코로나19 확산을 악화시켰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금 지원 보류도 검토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WHO가 정말로 망쳐버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WHO는 미국으로부터 대부분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아주 ‘중국 중심적’”이라며 “더 가까이에서 그들을 살펴볼 것이다. 운 좋게도 나는 초기에 중국과의 국경을 열어둬야 한다는 그들의 조언을 거절했다. 그들은 왜 우리에게 이런 잘못된 권고를 했는가”라고 성토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WHO는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돈을 받는다. 우리가 내는 돈이 가장 비중이 크다”며 “그러나 WHO는 나의 여행금지 조치를 동의하지 않고 비판했다. 그들은 잘못 짚었고 시점을 놓쳤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자금을 지출하는지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2020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에 WHO 관련 예산으로 약 1억2200만 달러(약 1487억 원)를 책정했는데, 이는 WHO 예산의 약 15%에 해당한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 확진자가 140만 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도 8만 명에 이르는 초유의 사태 속에 세계 리더, 미중 양국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