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위기 극복 때까지 제로금리 유지” 시사...경기 전망은 엇갈려

입력 2020-04-09 08:59 수정 2020-04-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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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일, 15일 두 차례 긴급 FOMC 회의서 파격 금리인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서 벗어날 때까지 제로(0)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두 차례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긴급 회의 의사록이 이날 공개됐다. 당시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지속성과 심각성이 미국 경제에 중대한 하강 위험을 불러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연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심화하자 지난달 3일과 15일, 예정에 없던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인하했다. 3일 0.50%포인트 인하에 이어 15일에는 1.00%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동시에 ‘양적완화(QE)’ 정책을 재개했다. 이로써 연준의 기준금리는 0.00~0.25%로 낮아져 10여년 만에 제로 금리 시대를 돌아갔다.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경제활동의 심각한 위축 전망에 큰 폭의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수주 내 미국 경제 전망이 더 악화할 것이며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파격적인 금리인하 결정을 지지했다.

일부 위원은 큰 폭의 금리 인하가 경제 전망과 관련해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과감한 금리 인하로 되레 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는 데다 연준의 정책대응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이에 대해 다른 위원들은 자산 매입 등을 통해 추가 경기 부양 실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위원들은 경제가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경기 전망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미국 경제의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정반대로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가 내년까지 가시적인 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이 사용한 단어를 보면 현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보는지 드러난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들은 ‘급격한’이라는 말을 18번, ‘악화’와 ‘심각’이란 단어를 각각 14번, 8번 사용했다.

연준 위원들은 결국 코로나19 확산을 얼마나 억제할 수 있는지에 미국 경제가 달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경제 침체가 상당할 것”이라면서 “바이러스 위기가 오래갈수록 경제 타격은 더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장 좋은 시나리오에서조차 미국과 세계 경제의 위축은 불가피하다”면서 “가용 자원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차례 긴급 FOMC가 열린 후 애초 17~18일 열릴 예정이었던 정례 FOMC 회의는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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