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체크 하게 얼굴 좀 보여주라 얘들아. OO아 천장이라도 비춰봐.”
9일 오전 서울 도봉구에 있는 북서울중학교 3학년 1반 교실.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한 이날 오전 8시 30분, 정길재 3학년 부장교사는 자신의 화면을 보며 온라인 조회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생애 첫 원격 수업이 신기한 표정이다. 교사와 친구들의 안부도 묻기도 하며 즐거운 모습이다.
◇조례·종례만 쌍방향, 수업은 단방향 = 북서울중의 수업 방식은 쌍방향과 단방향 두 가지다. 쌍방향은 실시간 수업이다. 학생들의 '피드백'을 확인하면서 진행된다. 대체로 조례와 종례 때 활용된다. 단방향은 일종의 녹화방송이라고 보면된다. 사전에 찍어놓은 영상을 구글 클래스에 업로드하면 학생들이 이를 시청하는 식이다.
고천석 교감은 "단방향 수업이라도 중간·기말고사와 연계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결손이 없도록 수업 끝에 과제나 질문을 제시한다거나 학습지 등을 제공해 학습 관리를 할 예정"이라며 "교사가 해당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질문을 댓글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업시간은 교실 수업처럼 50분을 채우지 못하고 30분 정도 진행되며 나머지 시간엔 과제 등이 제시된다. 고 교감은 "아이들이 50분 동안 작은 화면을 계속 응시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 수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간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어색하지만 "선생님ㆍ친구들 반가워" = 짧은 준비 시간, 인프라 부족, 주입식 교육 등 각종 우려 속에서 중3·고3을 시작으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이뤄졌다.
정 교사는 화상회의 서비스인 '구글 행아웃'을 이용해 20명 학생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중간중간 “얼굴 좀 보여줘”라고 크게 외치며 출석을 체크했고, 5분 만에 완료했다.
곧바로 정 교사는 "몸 상태 안 좋거나 열이 있는 사람은 대답해 보렴"이라며 아이들의 건강 상태부터 챙겼다. 구글 클래스에는 실시간으로 "온라인 수업, 생각보다 괜찮은데?", "그래도 역시 빨리 학교에 가고 싶다", "친구들아 살아있냐 보고 싶다" 등과 같은 학생들의 댓글이 올라왔다.
◇접속 장애, 소통 부재 등 문제 '여전' =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예상대로 순조롭지 않았다. 조회가 끝난 뒤 정 교사는 깜빡 잊었다는 듯 '온라인 수업 저작권 및 초상권 안내' 동영상을 뒤늦게 틀어줬다. 그는 "조회가 시작할 때부터 학생들에게 ‘정보윤리’와 관련한 안내 동영상을 먼저 보여줬어야 했는데, 첫 수업이다 보니 순서를 뒤바꿔 진행해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매끄럽지 않은 진행은 '체육 수업'에서도 계속됐다. 미리 정 교사가 녹화해 올린 체육 동영상 시청 후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 괜찮니" 라는 정 교사의 물음에 "마이크가 울려요", "계정이 잘못된 것 같아요(접속이 안 됐어요)" 등 어려움을 호소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소통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학생들은 정 교사가 과제물을 올리자 "이게 뭐지?", "(이 과제는) 어디에다 올리는 거예요?" 묻기도 하고, 심지어 수업 중인데도 교사에게 직접 전화해 묻기도 했다. 정 교사는 "첫 온라인 수업이다 보니 학생들과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며 진땀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