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방심하는 순간 환자 급증

입력 2020-04-09 14:06 수정 2020-04-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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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보고 100일 만에 전세계 누적확진자 150만 명…섣불리 경계 늦춰선 안 돼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현황. 출처 미 존스홉킨스 대학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현황. 출처 미 존스홉킨스 대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세계 각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국제사회에 공식 보고된 지 불과 100일 만에 누적 150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가운데, 전염성이 강한 만큼 발병 곡선이 소폭 둔화하더라도 섣불리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9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코로나19 발병 현황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9일 오전 10시 26분께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51만33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에 후베이성 우한을 중심으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지 100일 만이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전 세계 환자는 8만8415명으로 파악됐다.

각국의 여행 제한, 봉쇄령 등의 조치에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세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미국에서는 이날 코로나19 환자 수가 43만 명을 넘어섰다. 이날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43만376명, 사망자는 1만4739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4월 초만 해도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20만 명대였는데, 불과 약 일주일 사이에 무려 갑절로 불어난 셈이다. 일본에서도 전날 하루 동안(오후 11시 기준) 총 515명의 신규 감염이 확인됐다고 NHK가 집계했다. 일본에서 하루에 확진자가 5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소 추세를 보이던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8일(현지시간) 나흘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러시아에서는 확진자 수가 하루 1000명대 증가세를 보였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프랑스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이달 15일까지 발령한 전국적인 이동제한령을 연장하기로 했다. 프랑스 공영 AFP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오는 13일 저녁 대국민 TV 담화를 통해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비교적 확산세가 둔화한 일부 국가들은 이동제한 완화, 봉쇄 조치 완화 등을 타진하고 있다. 더는 경제를 희생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한 엄격한 제한 조처를 점차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 두기 조처가 가장 엄격한 편에 속하는 이탈리아도 현재 봉쇄령의 단계적 해제 시점에 대해 논의 중이다. 미국에서도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와 관련한 자체 격리 지침을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더라도 적어도 몇 개월 동안은 완전한 국가 정상화보다는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스트리아 정부가 봉쇄 조처 완화와 관련해 자문한 발터 샤헤르마이어 빈대학교 수학과 교수는 “효과적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이 상황은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며 “2차 대량 감염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우려하는 각종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에서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고 보고했다.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감염 확산 초기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1명의 감염자가 평균 5.7명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나 다른 공중 보건 당국이 지난 2월 보고한 것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이다. 중국에서의 감염 확산에 국한된 분석 결과지만, 만약 다른 지역에도 똑같이 해당될 경우에는 예상보다 코로나19 억제가 한층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소는 “이 같은 감염 확산 속도는 이를 억제하기 위해서 백신 접종이나 이미 항체를 갖고 있는지 등을 통해 인구의 82% 정도가 더 이상 감염되지 않는 상태가 돼 있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보호가 없다면 5명 중 1명이 진단되지 않은 경우 엄격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더라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국립과학원(NAS)원은 백악관에 보낸 서한에서 기온과 코로나19의 확산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 위원회는 “주변 온도와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확산이 낮다는 증거가 일부 존재하지만, 전 세계에서 면역력을 지닌 이들이 매우 적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공중보건의 개입 없이 확산 수준이 빠르게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호주나 이란 등 현재 여름 기후인 국가에서도 바이러스 확산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언급하면서, 습도나 기온의 상승만으로 확진자 감소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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