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9일(현지시간)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85.80포인트(1.22%) 상승한 2만3719.37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9.84포인트(1.45%) 오른 2789.8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2.67포인트(0.77%) 높은 8153.58으로 각각 장을 마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크본드까지 매입하겠다는 파격적인 조치를 발표해 시장이 환호했다고 미국 CNBC방송은 설명했다.
미국 금융시장이 10일 ‘성금요일(부활절 직전 금요일)’을 맞아 휴장하는 가운데 뉴욕증시는 연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에 한 주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약 12%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10.6% 뛰어 2009년 이후 가장 좋은 한 주를 보냈다. S&P지수는 12.1% 급등해 주간 기준으로 1974년 이후 46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미국의 대규모 실직 사태가 계속되고 국제유가도 이날 롤러코스터처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등 시장에 악재가 있었지만 투자자들은 코로나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와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하려는 연준의 이례적인 노력에 더 초점을 맞췄다.
연준은 이날 오전 성명에서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최대 2조3000억 달러(약 2800조 원) 대출을 제공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했다”며 “이번에 투입할 자금은 가계와 모든 규모의 고용주를 지원하고 코로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동안 주와 지방정부가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와 상업용 모기지담보부증권(CMBS),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까지 매입하는 등 전례 없는 파격 조치를 발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성명에서 “우리의 임무는 우리 앞에 제시된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라며 “연준은 이 어려운 시기에 경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 간판 앵커 짐 크래머는 “이번 연준은 가장 공격적인 연준이다. 그들은 우리가 불황으로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나는 매우 감동을 받았다. 우리는 경기불황과 싸워야 하고 미국 기업들이 다시 문을 열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은 필요한 것”이라고 호평했다.
코로나발 실업 대란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661만 건으로, 전주보다 약 26만 건 감소했지만 기록적인 폭증세를 이어갔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2월만 하더라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만 건 안팎이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이날 9.3%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주요 산유국의 모임인 OPEC플러스(+)는 이날 화상회의에서 5월부터 두 달 간 하루 10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급감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아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졌다.